[이데일리 김국헌 기자]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이 고객정보 해킹 사실을 인지한 지 나흘 만에 공식 사과했다.
정 사장은 10일 서울 여의도동 현대캐피탈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미 질책을 피할 수 없으나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근본적으로 이런 일이 없어야 하고 평소에도 상당히 보안을 강조했는 데 개인적으로 죄송스럽고 수치스럽다"며 "현재까지 직접적이고 금전적인 피해는 없지만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캐피탈 고객정보가 해킹 당한 것은 지난 2월부터 조금씩 이루어진 것으로, 현대캐피탈이 이 사실을 인지한 것은 지난 7일 오전 9시 해커의 협박 이메일을 받은 직후다.
현대캐피탈은 당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해킹수사를 의뢰했고, 다음날인 8일 전체 고객 180만명 가운데 42만명의 정보가 해킹 당했다고 언론에 공개했다. 노르웨이 출장 중이던 정 사장은 이날 노르웨이를 떠나 9일 귀국했다.
해킹당한 고객정보는 이름, 주민번호, 주소, 이메일, 전화번호 또는 휴대폰번호, 신용등급, 신용대출 `프라임론` 패스카드 번호와 비밀번호 등이다. 특히 프라임론 고객 43만명 중 1만3000여 명의 정보가 해킹 당했다.
황유노 현대캐피탈 부사장은 "프라임론 패스는 대출 한도를 준 패스로, 현대캐피탈과 거래에서만 이용할 수 있고 설령 대출 승인이 떨어진다고 해도 본인 계좌로만 들어간다"며 "ARS 대출은 본인 휴대폰으로 전화해서 본인 확인을 한 번 더 받고 있고, 송금계좌를 변경할 때도 본인 확인을 받도록 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부사장은 "해커 IP 2개를 발견했고 추후에 여러개를 더 발견했는데 모두 동일 집단"이라며 "1차로 발표한 42만명과 9일 오후 늦게 발견한 프라임론 피해고객 1만3000여 명 가운데 중복되는 고객이 몇 명인지는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별도로 데이터베이스 관리를 하기 때문에 현대카드와는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캐피탈은 해킹 피해고객에게 전화와 이메일로 해킹 사실을 공지하고 있다. 피해 사실을 확인하려면 24시간 운영 중인 피해대책센터(☎1588-2114)에 전화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