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전문가들이 걱정했던 최악의 물가 불안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
2월 물가는 소비자 물가가 소비자 물가는 27개월만에, 근원물가는 18개월만에, 생활물가는 29개월만에 최대 상승을 기록하면서 서민들의 가계 장바구니를 무겁게 했다.
원인은 ▲ 리비아 사태로 국제 유가가 치솟고 ▲구제역과 한파로 농산물과 수산물 등 신선식품 가격이 급등하고 ▲높아진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가 반영되면서 공산품 가격이 뛰고 ▲환율마저 상승세로 돌아서 국내 판매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4.5% 상승하고 전월 대비로는 0.8%가 올랐다. 전년 동월대비 상승률은 2008년 11월 4.5% 이후 2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축 목적별 동향을 살펴보면 통신부문만 1.8% 하락한 가운데, 삼겹살(외식 7.2%)을 중심으로 식료품, 비주류음료부문이 12.2% 상승했고, 교통부문이 6.6%, 기타잡비부문이 6.0% 올랐다.
식료품 등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5.2% 올라 2008년 9월(5.5%)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에 비해서는 0.9% 상승했다.
생선, 채소, 과실류 등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5.2%가 올라 작년 6월 이후 9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전달에 비해서는 0.8%가 올랐다.
농산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3.1% 올라 2009년 8월(3.1%) 이후 18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에 비해서도 0.7%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5.2%로 전월보다는 0.8%가 올랐다.
부문별로 작년 동월 대비 증가 폭을 살펴보면 농산물(21.8%)과 축산물(12.3%), 수산물(11.4%)의 가격이 크게 올라 농축수산물이 17.7% 올랐고, 공업제품도 석유류(12.8%)의 가파른 상승세에 따라 5.0% 상승했다.
서비스 부문은 2.5% 오른 가운데 공공서비스가 1.2%, 개인서비스와 집세가 각각 3.0%, 2.7%의 상승률을 보였다. 개인 서비스 중 외식 물가는 3.5% 올랐다. 서비스부문은 전월대비 0.5% 상승했다.
작년 동월 대비 품목별 물가 상승률은 농축수산물 중에서 배추(49.6%), 파(89.7%), 마늘(78.1%), 고등어(44.6%), 돼지고기(35.1%)의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풋고추(-22.2%)와 국산 쇠고기(-8.5%)는 하락했다.
공업제품 중에서는 국제 금값 급등에 따라 금반지가 19.9% 올랐고, 국제 유가 급등의 영향을 받아 등유(19.3%), 경유(14.6%), 휘발유(11.1%)도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개인 서비스 중에서는 외식 삼겹살(11.3%), 외식 돼지갈비(11.1%), 유치원 납입금(6.0%), 미용료(5.2%)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특히 전세시장의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전세가격이 상승한 점도 물가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2월 전세와 월세는 전년 동월대비 기준으로 각각 3.1%, 1.9% 상승했다.
2009년 4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전세가격 상승은 2월초까지 95주 연속 올랐다.
윤창용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들어 채소 과일류 등 농산물 물가는 반락하는 흐름이 전개된 반면 축산물과 수산물 등 물가불안은 계속되고 있다"며 "전세가격 불안이 계속되면서 비용 상승에 따른 개인서비스 물가상승 압력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 물가 기여도(작년 동월비)는 공업제품이 1.56%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농축수산물 1.55%포인트, 서비스 1.48%포인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