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세형기자] 기상청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전망과 달리 올 여름 100년만의 무더위는 없을 것이라는 예보를 내놓았지만,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등 에어컨 업계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의 에어컨 판매 호황이 100년만의 무더위 전망 덕을 본 것은 사실이나 근본적인 원인은 몇년간 기다려온 대기 수요가 올들어 폭발한 때문이라는 것.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달 전반까지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일 때가 많겠지만 7월에는 가끔 저온현상이 나타나면서 평년보다 낮고 8월 평균 기온도 평년과 비슷하겠다고 전망했다. 올해 여름 100년만의 무더위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앞서 지난 2월 로이터통신은 NASA 산하 고다드 연구소 제임스 핸슨 박사의 말을 인용, "올해 전 지구 연평균 기온이 기온관측을 시작한 19세기 후반 이후 가장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것이 국내에선 "올 여름 100년만의 무더위"로 보도됐다.
에어컨 업계는 예약판매를 진행하던 상황에서 "100년만의 무더위"보도까지 가세하면서 이를 에어컨 마케팅에 톡톡히 활용했다. 에어컨 예약판매는 3월까지 한달 더 연장됐다.
예약판매가 끝난 4월과 5월 들어서도 기온이 지난해에 비해 올라가면서 에어컨 예약판매 호조는 이어졌다.
이의 영향으로 에어컨 판매량도 급증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보다 세 배 늘었다. 삼성전자도 두 배이상 에어컨 예약 판매량이 증가했다.
100년만의 무더위기사가 사실상 오보로 밝혀짐에 따라 에어컨 업계는 어떤 영향을 받을까. LG전자 삼성전자 등은 일단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00년만의 무더위가 올 것이란 전망이 대기 수요자들을 실제 구매로 연결시키는 데 기여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에어컨은 가전중 가장 비싼 제품중 하나로 그동안 에어컨 구입을 참고 참아왔던 대기 수요가 폭발한 것이 올 여름 예약판매가 늘어난 근본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에어컨 뿐만 아니라 드럼 세탁기는 40%가량, 냉장고는 프리미엄 중심으로 10% 가량이 전년동기대비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가전제품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100년만의 무더위가 오지 않더라도 에어컨 수요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기상청의 전망이 마케팅 방향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온난화 현상으로 점점 더워진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인 만큼 기상청 발표에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에어컨을 예약구매했다 하더라도 아직 에어컨을 받지 않았을 경우 예약구매를 취소할 수 있다고 가전사들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