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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전기요금 뛰자…제조기업 10곳 중 4곳 "脫한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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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유 기자I 2025.03.03 12:00:00

제조기업들, 자가발전·직접구매 검토
39.4% "지금 또는 가격 더 오르면 시도"
AI 발전 따른 분산전원시스템 74.3% 동의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으로 기업 부담이 커진 가운데 국내 제조업 기업 10곳 중 4곳은 자가발전, 전력도매시장에서 직접구매 등 한국전력 전기가 아닌 새로운 전력 조달 방식을 시도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의 전기요금. 단위: 원/kWh.(자료=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제조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전기요금과 전력시스템에 대한 기업의견’을 조사한 결과,‘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요금이 높아짐에 따라 자가발전소를 세우거나 전력도매시장에서 전기를 구매하는 등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방안을 시도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기업이 11.7%, ‘지금은 아니나 요금이 더 오른다면 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이 27.7%로 나타났다.

이는 산업용 전기요금의 지속적 인상으로 경우에 따라 자가발전소를 세우거나 전력도매시장에서 전력시장가격(SMP)으로 전기를 구매하는 게 더 저렴한 상황이 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요금 인상추이를 보면 2000년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주택용 요금이 42% 오르는 동안 산업용 요금은 227% 인상됐다. 특히 한전은 지난해 10월 24일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9.7% 인상했다.

주요국을 살펴보면 산업용 요금은 주택용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전체 용도별 요금 중에서 가장 높다. 특히, 우리나라 산업용 요금은 미국, 중국보다 높고 발전단가가 낮은 원전비중이 우리(29.9%)보다 2배 더 높은 프랑스(64.2%)와 비슷한 수준이다.
2000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전기요금 인상 추이.(자료=대한상의)
‘현재의 산업용 전기요금 수준에 대해 귀사가 느끼는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78.7%가 ‘부담이 크다’고 응답했다. 그 중 46.4% 기업은 ‘경영활동이 위축될 정도로 부담이 매우 크다’고 답했다. 또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응답기업의 79.7%가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전기요금 부담으로 국내투자 조정가능성도 시사했다. 잇따른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기요금이 예전과 같은 산업성장의 촉진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경영전략이나 투자계획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53.0%가 재검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기업의 74%가 대응책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대응책이 ‘있다’(26.0%)고 응답한 기업은 구체적 내용으로 ‘에너지 사용 진단과 절약’(55.1%), ‘설비교체 등 효율투자’(50.0%)를 주로 꼽았다.

향후 산업용 전기요금의 바람직한 조정방향으로는 ‘파급영향을 고려해 추가인상에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46.3%)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 외 ‘전기요금 조정방향을 미리 제시해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대비 유도’(22.3%) 등 응답이 뒤를 이었다.

한편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라 전력을 많이 쓰는 데이터센터, 반도체공장 등이 늘어나는데 대응해 필요전기를 지역에서 생산해 쓰는 ‘분산전원시스템 도입’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는 기업이 74.3%로 높게 나왔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들은 AI·반도체 패권 확보를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전력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라며 “우리도 미래 생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첨단산업에 대한 안정적 전력공급과 강력한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분산전원시스템 도입을 위한 정책으로는 ‘지방 이전을 위한 파격적 규제개혁과 세제혜택’(29.7%)을 1순위로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지역별 전력판매요금 차등화’(22.0%), ‘분산전원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AI 전력망 기술도입’(19.0%), ‘분산전원사업자가 전력망이용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망중립성 보장’(15.0%), ‘ESS설치, VPP사업자 활성화등 관련 인프라 조성’(14.3%) 순으로 응답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우리는 에너지를 거의 수입하고 수출이 중요한 나라인 만큼 에너지효율 개선과 산업활동을 지원하는 전력시장이 뒷받침돼야 지속성장이 가능하다”면서“미래 첨단산업 발전과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기요금 책정과 전력시스템 구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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