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지난주(6월 19일~6월 23일) 제약·바이오업계 이슈를 모았다. HLB를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이 암 진단 전문기업 파나진을 인수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고형암 치료제가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하나
HLB컨소시엄이 유전병 치료 소재개발 및 암 진단 전문기업 파나진을 인수하며 암 진단사업 강화에 나선다.
파나진(046210)은 HLB(028300)를 주축으로 HLB바이오스텝(278650) HLB테라퓨틱스(115450) HLB이노베이션(024850) HLB(028300)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HLB컨소시엄에 30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지난 21일 공시했다. 별도로 노마드4호 조합 등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266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한다. HLB가 해당 CB에 대해 30%의 콜옵션 권리를 갖고 있어, 행사 완료 시 HLB그룹은 최대 22.94%에 이르는 파나진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파나진은 바이오마커를 타깃한 분자진단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유한양행(000100)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폐암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에 대한 오리지널 동반진단 의료기기(파나뮤타이퍼 R EGFR) 개발을 진행 중이며, 올해 초에는 자사 제품인 ‘온코텍터 KRAS 돌연변이 검사 키트’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소세포폐암(NSCLS) 표적치료제 ‘루마크라스’ 처방을 위한 동반진단 의료기기(3등급)로 품목 허가를 받기도 했다.
진단기기 생산력을 갖춘 HLB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미충족 치료 수요가 높은 난치성 암종에 대한 동반진단은 물론, 유전자질환, 감염질환 등 다양한 분야의 독자적 진단기기 개발 능력을 갖추게 됐다. 리보세라닙의 간암치료제를 비롯해 그룹 내 주요 파이프라인의 개발이 순항하고 있는 만큼, 항암제 개발에 이어 헬스케어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그룹 전반의 중장기 성장과 기업가치 개선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독자개발 물질, 임상 진입
레고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LCB84’의 1·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LCB84의 단일요법과 면역항암제와 병용요법에 대한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력학적 특성, 예비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다. 삼중음성유방암과 대장암 등 진행성 고형암 환자 300여 명이 대상이며 미국과 캐나다에서 임상 참여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LCB84는 특정 암세포에 발현하는 잘린 형태의 TROP2 항원을 표적한다. 레고켐바이오의 ADC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물질의 안정성과 약효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앞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와 월드ADC런던 등에서 LCB84가 경쟁 약물을 쓸 수 없는 불응성 암세포에 효능을 보인다는 내용이 담긴 전임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 데이터에는 TROP2 발현된 정상세포에서도 LCB84가 독성을 나타내지 않았다는 점도 포함돼 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LCB84의 임상 1상에서 최대 8개 기관을 대상으로 용량증대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임상 2상을 추진할 때는 임상 기관을 20개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제약사와 이 후보물질을 공동 연구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LCB84는 회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후보물질 중 처음으로 임상 단계에 진입한 약물”이라며 “다른 파이프라인도 빠르게 임상 단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