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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일은 7일 고인의 비보를 접한 뒤 이데일리에 “희망이 그래도 조금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가버려 슬픔을 이루 말 할 수 없다”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싶다.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았다가 기사보고 실감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그저 눈물만 난다”며 오열했다.
한지일은 1989년 개봉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아제 아제 바라아제’에서 강수연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한지일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죄송하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빈다.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강수연의 부고를 올리며 비통해하기도 했다.
한지일은 전날 강수연이 입원해있던 서울 강남구 병원을 직접 방문해 그의 쾌유를 빌기도 했다. 한지일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뒤에서 ‘선배님!’하며 웃으며 달려올 것 같은 기분에 자꾸 눈물이 난다”며 “중환자실에 있어서 면회도 안된다. 눈물이 자꾸 난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강수연은 7일 서울 강남구 강남세브란스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56세. 친오빠와 여동생 등 그의 가족들과 매니저가 마지막까지 그의 곁에서 임종을 지켰다.
지난 5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고인은 이날 오후 5시 48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가족이 그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고, 구급대가 도착했을 땐 이미 심정지로 쓰러진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에 이송된 고인은 뇌내출혈(ICH) 진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틀 내내 의식을 찾지 못한 고인은 당시 수술조차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위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저녁 개최된 제58회 백상예술대상에선 강수연의 쾌유를 비는 연예계 후배 및 창작자들의 간절한 호소가 이어지기도 했다.
TV 부문 대상을 받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VP는 “강수연 선배님 꼭 빨리 쾌차해 다시 함께하길 기원하겠다”고 전했고, ‘모가디슈’로 영화 부문 대상을 수상한 류승완 감독 역시 “강수연 선배님의 쾌차를 기원한다”고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넷플릭스 영화 ‘정이’를 제작한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는 이날 넷플릭스 ‘D.P.’로 TV 부문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얼마 전 같이 촬영을 마친 배우인데 강수연 선배님, 깊고 어두운 곳에 혼자 계실 듯하다”며 “제가 이렇게 무겁게 말씀드리는 건 선배님도 바라지 않으실 것 같다. 다만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이 방송을 시청하시는 모든 분들이 잠시나마 그분께 박수를 치며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내년 봄에는 선배님과 이 자리에 함께하고 싶다”고 전해 특히 뭉클함을 자아냈다.
영화 ‘킹메이커’로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설경구도 “제가 영화 ‘송어’를 찍으면서 많이 우왕좌왕할 때 큰 도움을 주신 강수연 선배님의 쾌유를 빌겠다. 시청자 분들 역시 깨어날 수 있게 많은 기도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고인의 장례식은 영화인 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 17호다. 조문은 오는 8일부터 10일 오후 10시까지 가능하다. 발인은 5월 11일이다.
1966년생인 고인은 1969년 데뷔해 아역배우로 활동해오다 드라마 ‘고교생 일기’ 영화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등의 작품을 통해 청춘스타로 큰 인기를 누렸다. 고인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1987)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임과 동시에 한국 대표 배우가 됐다. 이후 고인은 영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90)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안의 블루’(1993)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와 드라마 ‘여인천하’(2001~2002) 등에 출연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부산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으로도 활약했다. 고 강수연은 올해 연상호 감독이 연출하는 넷플릭스 영화 ‘정이’로 복귀를 앞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