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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포켓몬스터의 신작 ‘포켓몬스터 소드 실드’가 발매되면서 국내 포켓몬스터 프로게이머 박세준이 새롭게 조망되고 있다. 새로운 시리즈에서는 ‘이상해씨’를 비롯해 그동안 포켓몬 시리즈를 지켜왔던 터줏대감 포켓몬들이 대거 삭제됐다. 특히 박세준이 지난 2014년도 포켓몬 마스터즈 대회에서 사용했던 포켓몬이 모두 사라졌다는 점에 착안해 게이머들은 우스갯소리로 그를 포켓몬 없이 우승한 게이머로 부르고 있다.
포켓몬스터 소드 실드는 기존 포켓몬들 대거 삭제해 올드 게이머들의 비판을 받는 것 외에도 2019년도 발매된 게임치고는 수준 낮은 그래픽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포켓몬끼리 싸울 때 전투 모션이 거의 변하지 않을 정도로 밋밋했던데다 강이나 바다 근처에서 전투를 치뤄도 전투배경이 여전히 풀밭인 등 성의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포켓몬의 신화는 여전히 강건했다. 여러 가지 비판들이 제기됐지만 포켓몬 시리즈 흥행에 대한 투자가들이 믿음은 식지 않았다. 포켓몬 소드 실드 발표일 당시 4만2070엔 수준이던 닌텐도의 주가는 21일 4만3000엔까지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게임사에서 ‘욕 하면서도 한다’는 킬러 콘텐츠의 존재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임 소프트웨어 지적재산권(IP) 외에도 닌텐도 스위치로 대표되는 하드웨어 부문에서도 닌텐도는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상반기 닌텐도 스위치 하드웨어 출하량은 693만 대로 작년 동기보다 36.7% 늘었다. 기존 스위치에 이어 8월에는 배터리 성능을 개선한 신형 스위치, 9월에는 휴대성을 강화한 ‘스위치 라이트’가 등장하며 하드웨어 판매를 견인했다.
하드웨어 판매 증가는 다시금 소프트웨어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도 일어났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9월 ‘스위치 라이트’ 출시는 게임 기기 판매량뿐만 아니라 게임 판매 증가를 가져왔다”면서 “2분기(일본 회계연도 기준 7~9월) 스위치 기기 게임 판매도 3587만개로 전년대비 48% 증가했고 디지털 매출은 409억엔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99% 성장하는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닌텐도는 상반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지난달 31일 닌텐도가 발표한 상반기 결산에 따르면 매출 4439억 엔(약 4조7930억 원), 영업이익 942억 엔(약 1조171억 원), 당기순이익 620억 엔(약 669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실적이 큰 폭으로 신장했다. 호실적은 즉각 주가에 반영됐다. 10월 31일 3만8620억원 수준이던 주가는 다음날 4만1500엔으로 7.5% 올랐다.
최근 닌텐도 스위치 용으로 출시된 ‘링 피트 어드벤처’ 또한 인기를 끌면서 한동안 닌텐도의 전성시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변화하는 클라우드 게이밍으로 변화하는 게임 시장에서 닌텐도의 경쟁력이 축소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클라우드 게이밍이 보편화 되면 사실상 콘솔 기기는 의미가 없어진다”면서 “닌텐도 같이 독보적인 하드웨어를 가진 곳은 외려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