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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지난달 끝나지만, 수많은 인파에 치여 사진 한 장 제대로 찍기 힘든 10월 보다는 지금이 가을의 끝자락을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간다면 지하철 월드컵경기장역에 내려 1번 출구로 나가면 하늘공원 방향이 안내되어 있다. 억새밭이 있는 곳까지는 맹꽁이 전기차를 타고 갈 수도 있고, 290개의 계단을 따라 20분을 걸어올라 갈 수도 있다.
서울 하늘공원에 있는 억새는 지난 2002년 5월 개원할 당시 전국 23개 시·도의 억새를 가져와 심은 것이다. 58만㎡ 규모의 억새밭 사이로 좁고 넓은 23개 사잇길이 있다. 그 중에서도 핑크 뮬리와 댑싸리 밭은 최근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억새 종류 중 하나다.
핑크뮬리는 약 4년 전 제주도를 시작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전국으로 퍼져 나가 가을을 대표하는 식물로 자리 잡았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미 몇 십만 건의 관련 게시물에 ‘핑크뮬리’ 해시 태그가 달려 있다. 몽환적인 분위기에 인생 사진을 찍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배경이 되기 때문이다.
댑싸리는 언뜻 보면 붉게 물든 모양이나 생김새가 핑크뮬리와 많이 닮았다. 하지만 댑싸리는 복슬복슬한 털이 나 있어 벼과의 식물인 핑크뮬리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여름철 개화기에 푸릇푸릇하던 댑싸리는 따사로운 가을빛을 받을수록 진한 분홍빛으로 화려하게 변신한다. 이렇게 화려한 댑싸리가 마당을 쓰는 싸리빗자루의 재료로 쓰였단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인생사진을 남기는 꿀팁(Tip)은 스마트폰 카메라 앱을 이용하는 것에 있다. 핑크뮬리는 육안으로 봤을 때는 연한 분홍빛을 띠기 때문에 채도를 살짝 높여 촬영하면 훨씬 생기 있는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식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통제 라인을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수많은 인파가 몰린 탓에 하늘공원 핑크뮬리와 댑싸리 밭 이곳저곳이 움푹 들어가 있다. 다음 가을에도 소중한 사람과 핑크뮬리와 댑싸리를 보고 싶다면 경고 문구에 붙어 있는 통제 선을 잘 지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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