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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 가격이 반등 하루만에 다시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국내 금융당국이 거래실명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최근 반등하던 리플 역시 머니그램(MoneyGram) 호재 기대가 줄어들면서 차익매물이 나오고 있다. 그나마 이더리움 클래식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7% 가까이 하락한 193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때 3000원을 회복하기도 했던 리플도 10% 이상 급락하며 2600원대에 머물러 있다. 그밖에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등이 한 자릿수대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더리움 클래식은 2% 가까이 상승 중이다. 해외에서도 시세는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코인베이스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은 3% 이상 하락하면서 1만370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폴로닉스의 리플도 8% 이상 떨어진 1.8달러선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2월22일 기록한 저점 1만2850달러 위에서 지지력을 확보한 뒤 반등했지만 1만3000달러선을 돌파하는데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플도 세계 최대 송금서비스업체중 하나인 머니그램과의 제휴로 급반등했지만 머니그램측이 “이번 리플과의 제휴는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테스트하는 차원이지 실제 우리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자 차익매물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당국이 암호화폐 거래실명제를 도입하고 자금세탁 방지를 강화하는 규제안을 이르면 오늘중으로 확정할 것이라는 소식에 투자심리는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약세장에서도 이더리움 클래식만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국내 빗썸이라는 거래소 한 곳에서의 거래량이 전세계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투자자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내 투자자 덕에 가격이 뛰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내 거래소에서 타 거래소로 가상화폐를 전송하는 데에 비교적 수수료가 낮은 이더리움 클래식이 쓰이면서 가격이 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러시아 통신사인 RNS가 그동안 암호화폐 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통제하고 있는 러시아가 암호화폐 거래를 합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 경제부는 정부가 승인한 거래소에 한해 암호화폐 거래를 중개할 수 있도록 하자는 법안 초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알렉세이 모이세프 경제장관은 “러시아 정부는 국내 암호화폐에 대해 더 큰 통제권을 가지려고 한다”고 전제하면서 “이를 위해 암호화폐를 사고 파는 걸 어느 정도는 표준화할 필요가 있으며 결국 암호화폐 거래를 법적으로 허용하되 (국가가 공인한) 공식적인 거래소에서 매매하도록 할 필요가 있을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러시아 정부는 암호화폐 채굴자들을 정부에 등록토록 함으로써 채굴에 대해서도 직접 통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러시아 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한 중앙정부의 통제권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과세 방침을 세우는 한편 투자자들에게도 투명한 본인확인절차(know your customer)를 요구하고 반세탁방지(AML) 정책도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