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위기에서 빛나는 경영정신

민재용 기자I 2014.12.04 08:30:33
[배봉균 신세계상업사박물관 관장(문학박사)] 내년 경제가 불안하고 불투명하다고 한다. 어느 기업이나 위기나 성공시대를 점철한다. 위기라고 여겨질 때 좌절하는 기업은 성공할 수 없다. 성공했을 때 자만하면 또한 성장할 수 없다.

시대가 다르지만 각자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정신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고 여겨진다. 우리의 기억 속에 거상 내지 기업가로 알려진 이들의삶 속에 내재된 경영정신을 되살려, 현재의 당면과제를 해결하는 시금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조선후기 대표적인 상인으로 인삼왕이라 불리는 임상옥(1779~1855)은 ‘장사란 이익을 남기기보다 사람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 사람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이윤이며, 신용은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자산이다.’라 하여 신용을 강조하였다. 금융왕 이용익(1854~1907)의 경우 사업가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난세를 헤쳐 나아가는 기개가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무역왕 최봉준(1850~?)은 세상의 큰 흐름을 아는 것이 장사의 요체라 하였다. 원산 소금왕 김두원은 기동성과 융통성의 마음가짐은 장사에 있어 기본이라면서 자금의 흐름과 융통성을 항상 예측하고 있어야 어떤 위기가 닥쳐도 벗어날 수가 있다고 하였다.

현대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1915~2001)은 불굴의 기업가 정신의 상징이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봉착할 때마다 “이봐! 해봤어?”를 입에 달고 살았다. 정주영회장은 도전정신과 함께 미래에 대한 예측 및 신용, 행동,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면서 많은 난관을 헤쳐나갔다.

정 회장의 평소 △길이 없으면 길을 찾아야 되고, 찾아도 없으면 길은 닦아가면서 나가야 한다 △우리는 원대한 꿈과 긍정적인 청사진을 가지고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나는 생명이 있는 한 실패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 있고 건강한 한, 나한테 시련은 있을지언정 실패는 없다. 낙관하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등의 신조를 강조해 왔다.

삼성 이병철 회장(1910~1987)은‘보보시도량(步步是道場)’을 모토로 한국 경제에 많은 신화를 이루었다. 이병철회장은 경영자의 자세 및 기술혁신, 인재양성, 창조적 능동성, 미래에 대한 투자 등을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 회장은 특히 경영자의 자세와 인재 육성, 또 기업가 정신을 유달리 강조해 왔다.

이 회장은 “기업은 바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이 점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삼성은 인재의 보고’라는 말을 세간에서 자주 하는데 나에게 있어서 이 이상 즐거운 일은없다” 등의 발언을 통해 인재육성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또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일으켜 세운 반도체 산업 투자에 대해서도 “삼성이 이번에 반도체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은 충분한 투자여력이 있어서만은 아니다. 오로지 우리나라의 반도체산업을 성공시켜야만 첨단산업을 꽃피울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삼성의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이 사업의 추진을 결심했던 것이다”고 말해 기업가 정신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줬다.

당연한 말이지만 위기 속에는 좌절과 도전이라는 양면이 있다. 어느 면을 생각하고 행동할지는 기업 자신이 선택해야 한다. 그 길을 찾는데 정주영 회장과 이병철 회장이 걸어온 길은 좋은 나침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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