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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th WSF] 소통의 위기…한국이 짊어진 과제들

이정훈 기자I 2014.06.01 11:37:20

길러드-크리스토퍼 힐, 제5회 세계전략포럼서 강연
성장·복지 공존, 남북통일·동북아 3국 화해 모색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구촌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룩해 낸 대한민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또 한 차례 도약을 앞두고 고전하고 있다.

극심한 소득계층·세대 간 격차로 내부적으로 겪고 있는 속앓이는 물론이고 대외적으로 북한과의 관계, 경쟁자이자 동반자인 일본 중국과의 갈등은 앞만 보고 달려온 한국호(號)가 이제는 해결하고 가야 할 중차대한 과제다.

이데일리는 이런 대내외적인 문제의 근본을 소통의 부재로 인식하고 ‘21세기 소통의 위기: 진단과 해법’이라는 주제로 이달 11~12일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제5회 세계전략포럼(WSF)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여성으로서 호주 역사상 최고위직에 올랐던 줄리아 길러드 전 총리와 동아시아 외교 총책임자였던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차관보가 연사로 나서 한국이 처한 소통의 위기에 대한 해법을 내놓는다.

포럼 첫째 날인 11일 첫 기조연설에 나서는 길러드 전 총리는 ‘성장과 복지의 화해와 공존’이라는 주제로, 마치 상호 대립되는 개념인 양 이해되고 있는 경제 성장과 복지가 어떤 방식으로 조화를 이루며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모색한다.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제27대 호주 연방 총리를 지냈던 길러드는 여성과 저소득층 등 소외계층들을 배려하는 정책과 함께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지원, 재정 건전화 등을 병행했다. 이는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면서도 경제 민주화와 사회 안전망 확대라는 과제를 동시에 떠안고 있는 한국 사회와도 닮아있다.

길러드 전 총리는 포럼을 앞두고 가진 사전 인터뷰에서 빈부 격차와 소득 불균형으로 인해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삶이 피폐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이를 풀 수 있는 것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고 강조했다.

길러드 전 총리는 또 지난 4월 체결한 한국과 호주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가져다줄 경제적 효과에 주목하며 이 같은 통상정책이 한국 경제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둘째 날인 12일 진념 전 경제부총리와의 대담을 통해 최근 타결된 한국과 호주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경제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을 짚어보고 한국 경제가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조언할 예정이다. 길러드 전 총리는 “한-호주 FTA가 양국 모두에게 경제적 이득을 안겨줄 것”이며 “특히 투자와 무역부문, 교육과 관광에서 두 나라가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에서 동아시아태평양 외교를 총괄했고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냈던 힐 전 차관보는 김정은의 3대 세습 이후 북한 상황과 그에 따른 남북한 대화와 통일 문제를 전망하고, 영유권 분쟁과 과거사 문제 등으로 극한 대립을 빚고 있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개국 간 화해와 협력 가능성을 제시한다.

힐 전 차관보는 사전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핵무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이 때문에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위협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중국의 주도적 역할과 미국과 한국간 효율적 공조 등을 북한 문제의 해법으로 꼽았다.

아울러 힐 전 차관보는 동북아 3개국의 공동 번영을 위해 과거사 문제 해결은 일본이 반드시 극복하고 가야 할 숙제라는 점도 지적할 예정이다.

인터뷰에서 그는 “과거사 문제야말로 일본이 풀어야 할 가장 어려운 숙제”라며 “이 문제는 동북아에서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로 남아 있는 만큼 속히 봉합돼야 하며 이는 동북아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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