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혜리 기자]일본이 전 세계 무역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기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다. 세계 2위 경제국 중국을 견제하고 ‘잃어버린 20년’을 되찾기 위한 일본의 몸부림이다.
일본은 지난해 1월부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 9개 국가인 미국,호주, 칠레, 뉴질랜드 등과 사전협의를 거쳐 지난 3월 아베 총리가 TPPA 참여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TPPA 협상 참여국은 일본을 포함해 총 12개국이며 협상 참여국의 국내총생산(GDP)를 모두 합치면 21조 달러(약2경3000조원)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GDP의 4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TPPA는 애당초 2005년 뉴질랜드와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등 4개국으로 출범했지만 뒤늦게 미국이 참가해 주도권이 미국으로 넘어갔다.
일본은 그동안 TPP 참여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지난 2010년 10월 간 나오토(菅直人) 당시 총리가 참여의사를 밝혔지만 자국 내 반발에 부딛혀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달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관세철폐에 예외를 둘 수 있다”며 일본의 숨통을 터주자 일본은 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에 불안해하는 일본 정부는 미·일 동맹 강화라는 명분하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TPPA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TPPA 협상이 타결될 경우 일본의 GDP는 0.66%(3조2000억엔·약 37조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일본은 유럽연합(EU)과 한·중·일 FTA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19일 EU-일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첫 번째 라운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일본과 EU는 상품·서비스 시장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는 문제와 공공조달 시장 개방과 지적 재산권 보호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비관세장벽을 철폐하면 서비스부문을 중심으로 해외기업의 일본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만약 일본이 EU와 FTA를 체결하면 양측은 세계경제의 30%, 전 세계 교역의 40%에 달하는 무관세 시장을 만들어 일본의 글로벌 무역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U-일본 FTA 협상 두 번째 라운드는 오는 6월 24∼28일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다.
▶ 관련기사 ◀
☞ [TPPA 기획] 日 노골적 팽창주의로 주변국과 갈등 심화
☞ [TPPA 기획] 일본, 글로벌 무역시장서 입지 강화..中 견제 본격화
☞ [TPPA 기획] '세계 무대서 놀겠다'.. 日 팽창주의 본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