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정태 기자] 지속되는 집중호우로 인해 생산지 작업량과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과일·채소 등의 산지가격이 20%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소비자 가격이 지난 주에 비해 50% 이상 오른 품목들도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상추·양상추·배추 등 하우스에서 경작하는 엽채류의 경우 비가 오면 짓무름 현상과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선도저하로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지가격은 20~30% 정도 오를 전망이다.
특히 노지에서 재배돼 폭우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배추·알타리무·양배추 등은 전년대비 산지가격이 2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우가 지속될 경우 가격은 더욱 더 올라갈 전망이다.
오이·호박 등의 과채류는 일조량 부족으로 정상적인 발육이 어려워 가격 인상이 우려된다. 이마트측은 "폭우가 지속되면서 산지 가격이 급등해 엽채류와 과채류에 한해 5%~10% 가격 인상을 계획중이다"라고 말했다.
과일은 폭우의 영향으로 출하지연과 당도 저하가 우려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영향을 없는 것으로 보인다. 포도는 출하지가 폭우가 집중돼 있는 남부에 벗어나 있어 상대적으로 당도와 가격 변동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복숭아와 자두 역시 장마가 지속될 경우 출하시기가 4~5일 정도 지연될 수 있지만, 가격에는 크게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물에 민감한 수박은 아직까지는 가격 변화가 없지만 장마로 인한 산지피해 상황에 따라 출하량 감소로 인해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예고되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폭우피해가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수박은 주산지가 논산, 부여, 예산 등 충남권과 경북권인데, 이번 비가 집중적으로 내려 어느 정도 피해를 예상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산지가 물에 많이 잠겨서 물량 감소가 예상된다"라며 "수요 역시 감소해 가격은 이번 주까지 보합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중복 즈음에는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채소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지속되고 있는 장마로 인해 물량이 30% 정도 줄어들고 가격은 30~40% 정도 오른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주말 내린 비로 인해 물량이나 가격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딱히 없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가 수급하고 있는 채소 대부분이 경기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
과일의 경우 가격 변동이 없다. 이번 폭우에는 바람이 없었기 때문에 낙과가 없었기 때문. 다만, 비가 많이 내리면 과일 생육 시기가 늦어지기 때문에 시간을 좀 더 두고 봐야 피해 상황을 알 수 있을 거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수급지역이 폭우피해를 받아 판매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품목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시금치(1단)가 현재 1900원에 판매돼 지난주 대비 61% 올랐다. 또한, 다다기오이(1개)는 지난주 대비 50% 오른 750원에, 애호박(1개)은 18.8% 오른 1900원에, 적상추는 17% 오른 1200원에 각각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수박과 매운고추, 고등어, 오징어 등 폭우와 무관한 품목은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