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용철기자] 정상명 검찰총장은 2일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에서 시무식을 열고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공명정대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총장은 "위법행위를 철저히 단속하는 것은 물론, 균형 잡힌 자세로 수사와 공소유지에 임해 사건 당사자들이 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선거 정국에 편승한 집단적 의사표시의 분출로 사회적 혼란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총장은 "불법.폭력 시위에 엄정하게 대처함으로써, 평화롭고 안정된 분위기에서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총장의 신년사 전문이다.
새해에는 뜻하시는 일들이 모두 이루어지고, 여러분의 가정에 만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새해 아침 하늘로 힘차게 솟아오르는 태양처럼, 대한민국의 국운이 상승하고 우리 사회도 더욱 밝아지기를 소망합니다.
새해 첫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면서, 국민이 검찰에 부여한 ‘인권 존중과 정의구현’이라는 숭고한 사명을 가슴 깊이 새겼으면 합니다.
올해는 새로운 질서 탄생을 위한 용틀임과 함께 그와 관련한 국민적 논의도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제17대 대통령 선거 과정을 통해 대거 표출되고, 여러 사회적 쟁점에 대한 논란도 증폭시킬 것입니다. 검찰에도 많은 시련과 도전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계획하고 추진하던 일들을 성실하게 완수해 나가면서, 새로운 변화에 철저하게 대비한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봄은 준비하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라고 하였습니다. 국민들로부터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로 인정받는 한 해가 되도록, 우리 모두의 힘을 모아 철저하게 준비해 나갑시다.
올 한 해 ‘국민을 위한 대한민국 검찰’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하여, 어떤 일에 주력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우리 함께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인권 존중의 선진 수사시스템 확립과 부패 척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양극화와 계층간.집단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법질서가 문란해지고 구조적 비리도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는 국민적 관심이 정치 일정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틈탄 부정부패와 사회기강 해이가 한층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검찰은 수사역량을 총동원하여, 부정부패 척결에 나서야 합니다. 깨끗한 정치 실현의 관건이 되는 불법정치자금 근절을 위한 수사를 더욱 강화하고, 지방 토착세력의 정치권 유착과 조직폭력배의 발호를 적극 차단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인권이 철저하게 보호될 때 수사 활동도 참다운 가치를 가진다는 점을 명심하고,
인권 존중의 수사시스템이 완벽하게 정착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공명정대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깨끗한 선거가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것처럼, 선거사건에 대한 공정한 수사와 심판이 민주주의 발전을 담보합니다.
위법행위를 철저히 단속하는 것은 물론, 균형 잡힌 자세로 수사와 공소유지에 임하여, 사건 당사자들이 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선거 정국에 편승한 집단적 의사표시의 분출로 사회적 혼란이 초래될 수도 있습니다.
불법.폭력 시위에 엄정하게 대처함으로써, 평화롭고 안정된 분위기에서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셋째, 고객과 현장이 중심이 되는 변화를 실천함으로써, 국민들의 가슴에 와 닿는 ‘일 잘하는 검찰 혁신’을 완성합시다.
지난해 우리는 주요 업무를 망라한 62개의 크고 작은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습니다. 그 목적은 효율적으로 일하고, 국민에게 보다 품격 높은 사법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습니다.
심혈을 기울여 마련한 새 제도와 업무 방식을 현장에서 적극 실천함으로써, ‘고객의 만족’, ‘국민의 감동’을 구현하여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일선 청 업무를 합리적으로 혁신하는 노력을 계속하여야 합니다.
형사부의 전문화 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검찰 구성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보람과 긍지를 느끼는 검찰이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넷째, 누구나 공감하고 예측할 수 있는 법 집행의 기준을 정립하고, 그에 따라 검찰권을 행사하여야 합니다. 검찰은 범죄를 응징함으로써, 국민의 안전과 자유를 지키고, 법질서를 유지할 책무를 지고 있습니다.
불법에 상응하는 제재가 따르지 않거나, 법 집행의 기준이 분명치 않은 것으로 비쳐지는 현상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객관적이고 명확한 사건 처리와 양형의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법을 집행함으로써, 법치주의가 확고히 뿌리 내리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다섯째, 진정 국민이 원하는 형사 사법 체계의 구축을 위한 변화를 적극 주도하여야 합니다.
최근 활발하게 논의 중인 공판 방식의 변화는 국민이 명실상부한 사법의 주역이 된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습니다. 지난해, 그 논의 과정에서 법조계에 갈등이 있는 것으로 비쳐져 많은 국민들께 걱정을 끼치기도 하였습니다.
이제는 법조 삼륜이 국민에 대한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사법 정의 실현을 위하여 함께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한 때입니다.
‘君君, 臣臣, 父父, 子子’여야 한다는 옛 성현의 말씀이 있습니다.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바탕 위에, 분별 있게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和而不同’의 원칙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의 실현의 주체인 검찰은 수사의 과학화?전문화에 더욱 박차를 가함으로써, 인권 보호와 실체적 진실발견에 도움이 되는 형사 사법 체계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여섯째, 절제와 청렴의 조직 문화가 확실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난해 발생했던 법조비리 사건들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과제를 남겼습니다. 무심코 반복되어 왔던 그릇된 관행이 있다면 이를 혁파하여야 합니다.
종전에는 법조인 개개인의 양식에 맡겨두었던 부분도 이제는 국민의 눈으로 검증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 수립한 법조비리 근절 대책이 차질 없이 실행에 옮겨질 수 있도록 하고, 특히, 법조 주변의 부조리를 감시하는 검찰의 눈이 한층 더 커지고 매서워져야 할 것입니다.
그와 함께, 나 자신이 깨끗해야 내가 하는 일도 신뢰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겸허하고 절제하는 공.사생활이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저는 2007년이 우리 국민과 검찰에게 자랑스럽고 명예로운 한 해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지혜와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검찰에는 꿈과 희망이 있습니다. 열정으로 충만한 검찰 가족 한사람 한사람이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힘을 한데 모아 힘차게 전진합시다. ‘정의가 살아있고,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는 사회’를 대한민국 검찰이 만들어 나갑시다.
제가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고 기쁨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