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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심각한 고교학점제 현장 혼란, 보완 대책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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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5.08.27 05:00:00
고등학교에서도 대학교처럼 학생들이 수업을 골라 듣게 하는 고교학점제가 교육 현장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정부는 고교학점제를 올해 1학기에 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도입한 데 이어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고교 전 학년으로 확대해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제도는 불과 한 학기 만에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대학 입시에 유리한 과목 선택과 학습계획 수립을 위해 너도나도 입시 컨설팅 업체의 문을 두드리면서 새로운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교사들은 준비가 부족한 가운데 제도가 도입된 탓에 수업과 행정 업무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고 호소한다.

이런 상태로는 학생들이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게 한다는 이 제도의 취지가 실현되기 어렵다. 학생들은 진로에 대한 고민과 탐색의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한 채 고교 입학과 동시에 진로와 과목 선택을 강요받는다. 그 과정에서 대학 입시에 대한 고려가 압도적으로 작용하는 탓에 고교의 입시학원화마저 우려된다. 고교학점제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서는 다양한 과목에 전문성을 갖춘 교사들이 충원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2과목 이상을 담당하는 교사가 많은데, 이런 식의 땜질 수업은 질이 낮아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교조 등 교원단체들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고교학점제에 대해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책을 정부가 내놓아야 하며, 그러지 못한다면 이 제도를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최근 수업 이수 기준을 출석률과 학업성취율 둘에서 출석률 하나로 변경하는 것을 포함한 개선 방안을 국정기획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런 미봉책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고교학점제의 취지가 그릇된 것은 아니다. 충분한 준비 없이 졸속으로 추진된 것이 문제다. 그러니 정부가 서둘러 근본적인 제도 보완에 나서야 하고 필요하다면 도입 일정을 재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제도 보완은 무엇보다 수업의 질을 높이고 학생들의 진로와 과목 선택이 진정으로 각자의 흥미와 적성에 맞게 이뤄지도록 보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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