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작가인 레이코 이케무라의 국내 첫 전시다. 이케무라는 이질적인 분야를 통합해 낯선 상상의 공간을 탄생시키는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 그녀의 매력은 이례적인 예술 경력을 통해 알 수 있다. 작가는 일본에서 태어나 스페인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스위스에서 작가 활동을 시작해 현재는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같은 삶의 궤적은 ‘동양-서양’ ‘전통-현대’ ‘구상-추상’ 등 서로 다른 분야를 통합하는 힘의 기반이 됐다.
특히 레이코에게 매우 중요한 예술적 모티브가 된 ‘수평선(Horizon)’을 소개한다. 해안가에서 자란 그녀에게 ‘바다’란 더없이 익숙한 곳이지만, 어느 날 도카이선 열차에 앉아 바라본 풍경은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생경하고 강렬했다. 태초의 기억과도 같았던 그날의 경험은 레이코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으로 남았다.
헤레디움은 “수평선 위에 빛이 내려앉을 때(Light on the horizon)를 조명하며, 레이코와 함께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경험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자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한편 헤레디움은 1922년에 만들어진 구 동양척식주식회사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복원한 건물이다. 근대적 문화유산이라는 과거의 공간에서 동시대적인 다양한 현대미술을 만남으로써 관람객은 시공간의 확장과 융합을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