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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디어기업, 구글 상대로 3조원 규모 소송한 이유

양지윤 기자I 2024.02.29 08:41:35

유럽 32개 미디어 기업 "디지털 광고 손해" 주장
"구글 지위 남용 없었다면 더 많은 수익 얻었을 것"
"구글 AI 채팅 전환에 실존적 위협에 직면"
구글 "유럽 미디어와 협력" 반박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알파벳 산하 구글이 악셀 스프링거와 쉬브스테드를 포함한 32개 미디어그룹에서 21억유로(약 3조360억원) 규모의 소송을 당했다.

구글. (사진=로이터)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들 미디어그룹은 구글의 관행으로 인해 디지털 광고에서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오스트리아와 벨기에, 스페인 등의 반독점 규제 당국이 구글의 광고 기술 사업을 단속하는 가운데 나와 눈길을 끈다.

미디어 기업을 대표해 소송을 제기한 제라댕 파트너스 등은 성명에서 “구글의 지배적 지위 남용이 없었다면 미디어 회사들 더 많은 수익을 얻었을 것이고, 유럽 미디어 환경을 강화하는데 투자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프랑스 경쟁 당국이 2021년 구글의 광고 기술 사업에 대해 2억2000만유로 벌금을 부과한 것과 지난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구글을 고발한 것을 언급하며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길 루리아 D.A. 데이비드슨 & 컴퍼니의 애널리스트는 “이번 소송은 구글의 핵심 광고 비즈니스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채팅 전환에 따른 실존적 위협에 직면한 시점에 제기된 것”이라고 짚었다.

구글 측은 “투기적이고 기회주의적”이라며 소송에 이의를 제기했다.

구글 대변인은 “유럽 전역의 미디어 회사와 건설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구글의 광고 도구는) 동일한 매체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적응하고 발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지난해 공급망 구매와 판매에 모두에 관여하는 자사의 광고 기술 사업에 대한 EU의 반독점 혐의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수년간 전 세계 미디어기업 사이에서는 구글의 광고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서 수익이 감소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쌓여왔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구글은 세계에서 지배적인 디지털 광고 플랫폼이다.

악셀 스프링거 등 미디어그룹 등은 네덜란드가 유럽에서 독점금지법 손해배상 청구의 핵심 관할권이라는 점을 의식해 현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제기한 미디어그룹은 오스트리아의 크로네를 포함해 벨기에의 DPG 미디어 및 미디어하우스, 덴마크의 TV2 덴마크 A/S, 핀란드의 사노마, 폴란드의 아고라, 스페인의 프렌사 이베리카, 스위스의 링기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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