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소설 뮤지컬로…‘원더보이’ 연습현장 가보니

김미경 기자I 2022.08.06 17:23:33

서울시뮤지컬단 19~27일 세종문화회관 초연
김덕희 단장 올초 취임 첫 창작 뮤지컬
김연수 베스트셀러 동명 소설 원작
"어른들을 위한 서정시 같은 작품"
박준영 연출 "판타지서 출발한 리얼리즘"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원작자에게 뮤지컬 각색 시 유의할 점을 물었더니, 본인의 영향이 미칠 수도 있는 만큼 극장 와서 보겠다고 하더라.”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의 말이다. 김 단장은 김연수 작가의 동명 소설을 다룬 뮤지컬 ‘원더보이’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2012년 김연수 작가가 발표한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1984년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초능력을 갖게 된 10대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다.

‘원더보이’는 김 단장이 지난 2월 서울시뮤지컬단장 취임 이후 처음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이다. 김 단장은 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공개한 연습 시연회 현장에서 “‘원더보이’는 어른들을 위한 서정시 같은 작품”이라며 작품을 택한 배경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김범준(가운데) 배우가 이혜란(오른쪽), 이승재 배우와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서울시뮤지컬단 연습실에서 뮤지컬 ‘원더보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그러면서 “작품은 상실에 고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라며 “원작이 80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지금의 관객과 맞닿아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이날 연습 현장에서는 김연수 소설 특유의 문체와 상징적 소재들을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로 풀어냈다.

주인공 정훈 역을 맡은 배우 이휘종은 “10대 소년인 정훈은 눈물도 많고 어른들보다 감정의 변화가 빠르고 극적인 인물”이라며 “소년으로서의 재기발랄함과 풍부한 감수성을 표현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훈 역을 함께 맡은 김범준 배우는 “정훈의 순수함을 그리기 위해 내 안의 순수함을 끌어내고 있다”고 했다.

정훈의 성장을 이끄는 강토는 원래 여자로 태어났지만 약혼자의 죽음 이후 남자로 살고 있는 의문의 인물이다. 배우 박란주와 서울시뮤지컬단 단원 이혜란 배우가 맡았다.

배우 이휘종(왼쪽)과 박란주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뮤지컬 ‘원더보이’ 연습실 공개 행사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
배우 박란주는 “강토라는 인물에 제약을 두지 않으려 했다. 나만의 강토를 만들고, 제 색깔을 입히려 하고 있다”며 “형이라는 존재로 등장하는데 과도하게 남자 연기를 하려고 하진 않았다. 관객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고 밝혔다.

이혜란은 “멋있는 형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며 “아직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동명 소설이 뮤지컬로 어떻게 재탄생할까. 박준영 연출은 “원작 소설은 정훈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지만 공연은 3인칭 시점”이라며 “초능력이 펼쳐지고 판타지의 느낌을 주는 전반부를 거쳐 후반으로 갈수록 정훈과 강토라는 인물 중심의 리얼리즘으로 전환되는 원작의 특성을 음악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박윤솔 작곡가는 “초기 단계부터 음악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으면 좋겠다는 논의가 있었다”면서 “상상력을 많이 동원했고, 음악으로만 표현되는 언어도 있다”고 전했다. 19∼27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뮤지컬 ‘원더보이’ 연습실 공개 현장 뒤 배우진과 창작진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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