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가 터진 1998년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 박미달 역으로 출연해 큰 인기를 끌었던 배우 김성은(29)이 지난 20일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A라운지에서 열린 북콘서트 무대에 섰다. 최근 에세이 ‘한 뼘만 같이 걸을까요’를 출간한 김성은은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타이틀로 기획된 북콘서트를 통해 독자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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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이 출간 제의를 받아들인 이유는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 팬들과 거리를 좁히겠다는 생각에서다. 김성은은 “말을 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보이는 모습밖에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성은은 ‘한 뼘만 같이 걸을까요’에 미달이 이후 유학시절, 어른이 된 후 겪은 방황과 극복 등의 과정을 진솔하게 담았다.
김성은은 이날 북콘서트에서 어릴 적 일기를 각색해 쓴 ‘2002년의 김성은이 2020년의 김성은에게’를 읽어줬다. 편지는 “미래는 정말 자동차가 하늘을 날아다니니? 성은이는 판사가 되어 나쁜 사람들을 혼내주고 있겠지 야호”라고 시작해 순수한 어린 김성은을 떠올리게 했다. 이어 “‘순풍산부인과’ 촬영 때 먹었던 진정한 집밥 생각이 난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마지막으로 “힘들 때도 많겠지만 나도 잘 자랄 테니 너도 거기서 행복하게 살아줘”라는 위로를 하며 끝을 맺었다.
책 속에서 한 구절을 낭독해 주는 시간에는 지금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의 추억을 얘기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초등학생 때 아빠는 이따금씩 늦은 밤에 엄마와 나를 집 앞 참치 가게로 부르곤 했다”며 “엄마와 내가 오기 전 홀로 소주를 기울이던 아빠가 평소보다 힘겨운 하루를 보냈다는 걸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이제는 어른이 돼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밝고 씩씩한 모습에 자존감의 원천은 어디냐는 독자의 질문에는 “초등학교 때 부터 수많은 악플을 읽어와 자존감이 높지 않다”면서도 “용기를 내서 살고 나름의 방법으로 극복하려고 노력한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고등학교 3학년 독자에게는 “우리가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우리는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스스로 행복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했다.
김성은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 좋은 연기를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최근 2년 가까이 대학로에서 연극을 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쉬고 있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 다양한 연기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어서 연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계속해서 도전해 볼 것”이라며 “후속 책도 출간하고 싶고 라디오 DJ도 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