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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2.91% vs -0.88%.
트럼프발(發)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닥친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증시의 낙폭 차이다.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주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653.17포인트(2.91%) 폭락했다. 종가는 2만1792.20. 다만 그 직후 열린 중국 증시에서 상하이종합지수는 0.88% 떨어졌다.
그래서 중국 증시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왔다. 이웃나라 일본 증시가 미국발 악재에 무려 5.01%(닛케이지수) 주저앉은 것과도 확연히 대조됐다.
그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 금융시장은 이를 중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에서 찾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대규모 추가 정책을 결정했다. 대규모 감세를 추진하고, 채권 발행을 늘리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도 충분한 유동성을 지원하는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경기 하강 국면을 막고자 고정투자에 열을 올리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중국의 부양책은 걱정도 있다. 중국 특유의 ‘암묵적 보증’, 다시 말해 과잉 투자에 따른 부실 위험 목소리가 큼에도 다시 단기적인 총수요를 진작하는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탓이다. 중장기적인 거시경제 리스크를 완화하는 정책은 다시 후순위로 밀리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요즘처럼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도 현실이다. 세계 경제가 ‘트럼프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중국 시장의 사정이 그래도 나은 것은 이 때문이다.
26일 국내 증시 역시 미국에 비해 낙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과 동조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증시에서 투자 심리가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면,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거래일(1125.20원)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1120원 중반대에서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동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이날 중국 위안화 흐름도 관전 포인트다.
한편 간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4.1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왑포인트(-1.15원)를 감안하면 전거래일 서울 현물환 종가(1125.20원)과 비교해 0.05원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