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5일에 열린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는 느닷없이 미트로프(Meat Loaf)가 화제에 올랐다. 대형 금융회사들에 대한 규제·감독을 내용으로 하는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 개정 문제를 토론하는 자리에서였다.
미트로프는 1968년에 데뷔한 미국 록 뮤지션이다. 1977년부터 2006년까지 차례로 발표한 ‘Bat Out of Hell’ 3부작 앨범으로 유명하다. “Two Out of Three Ain′t Bad”(1977), “I′d Do Anything for Love (But I Won′t Do That)(1993)”, “I′d Lie for You (And That′s the Truth)(1995)” 등 다수의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도드-프랭크법 개정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도드-프랭크법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가 2010년 제정한 광범위한 금융규제법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규제 완화에 착수하자 민주당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흥미로운 것은 양당의 치열한 공방 속에 미트로프의 노래가 여러 차례 언급됐다는 점이다.
셰로드 브라운 민주당 상원의원은 정부의 도드-프랭크법 개정안을 비판하면서 “미트로프가 노래했듯이 ‘셋 중 둘은 나쁘지 않다’(Two Out of Three Ain′t Bad)”라면서 “하지만 이 개정안은 ‘미트로프 최저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웬만하면 개정안 내용을 받아들일텐데 도저히 그럴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브라운 의원이 갑작스럽게 미트로프의 노래를 인용한 것도 흥미로웠지만, 상원 은행위원회에 미트로프의 팬이 여러명 더 있었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존 닐리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은 브라운 의원을 반격하면서 “미트로프는 ‘크래커잭 상자 바닥에는 쿠페드빌이 없다’(There ain′t no Coupe DeVille in the bottom of a Cracker Jack box)고도 말했다”고 받아쳤다. 브라운 의원이 인용한 “Two Out of Three Ain′t Bad”의 가사를 빌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그러자 브라운 의원은 미트로프의 다른 노래 제목을 인용해 “‘나는 사랑을 위해선 무엇이든 하겠지만, 난 하지 않을 거야(I′ll do anything for love but I won′t do that)”이라고 맞섰다. 1993년 발표돼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하고 이듬해 그래미상을 받은 곡의 제목에서 시제만 바꾼 것이었다.
두 사람의 공방을 지켜보고 있던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개정안을 표결에 부치자는 의견을 내면서 “자기야, 우린 밤새 얘기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결론이 나는 건 아니야(Baby we can talk all night, but that ain′t getting us nowhere)”라고 말했다. 이 역시 “Two Out of Three Ain′t Bad” 노래 가사였다.
이에 크리스 반 홀른 민주당 상원의원은 미트로프의 또 다른 노래 “Life Is A Lemon (And I Want My Money Back)” 제목을 언급하면서 “웰스파고와 에퀴팩스로부터 가장 손해를 본 소비자들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법안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급기야 마이크 크레이포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이 “난 미트로프에 대해서 조금 더 배워야겠다”고 말하면서 미트로프 팬들의 격론은 종료됐다. 도드-프랭크법 개정을 둘러싼 양당의 날선 공방은 추억의 록 뮤지션 미트로프 덕분에 그나마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마무리된 셈이다.
한편 미 상원은 현재 공화당이 51석, 민주당 49석을 각각 차지하고 있어 법안 통과를 위한 의석수(60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동조가 필요하다. 도드-프랭크법 개정안은 이달 중 상원을 통과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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