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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과 BNP파리바, 삼성증권을 거친 박 상무가 메리츠증권에 오게 된 계기는 삼성증권에서 맺은 최희문 사장과의 인연에서다. 그는 “당시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6000억원에 당기순이익 350억원을 내는 보통 증권사 중 하나였다”며 “식물에 물을 주자마자 자라는 게 아니라 좋은 토양을 제공하는 것이 우선인 만큼 먼저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자는 제안에 흔쾌히 합류했다”고 술회했다.
박 상무는 트레이딩 관련 원칙과 철학을 △철저한 리스크&리턴 △스트라이크존 법칙 △총이익 매니지먼트 3가지로 정의했다. 그는 “혹자는 메리츠증권이 굉장한 리스크를 걸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리스크 절대 양보다는 거기서 돌아오는 이익에 주목한다”며 “통상 리스크가 규모가 크면 포기하거나 이익이 작아도 리스크가 크지 않으면 사업을 추진하는 타사와 다른 정책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러오는 공을 세게 치자’는 최 대표의 경영 철학을 접목한 사례로는 크레딧디폴트스왑(CDS)사업을 소개했다. 그는 “2012~2013년께 부도가 나면 보상하겠다는 옵션 프리미엄 비즈니스가 성행했지만 통제 불가능한 리스크라 판단해 참여하지 않았고 결국 2013년 유럽 재정위기로 일부 증권사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며 “유인구에 배트를 휘두르기보다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이 무엇이냐를 늘 연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익 변동성 부분에서 상승기에는 대형사 수준을 쫓아가고 반대의 경우 손실을 최소화하는 매니지먼트 시스템도 갖췄다. 2015년 홍콩 증시 급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손실과 지난해 4분기 금리 급등으로 채권 손실 우려가 커졌을 때도 오히려 이익을 내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글로벌 트레이딩 조직이 꾸준한 성과를 올린 데는 박 상무 부임 후 상향식 본부 체제 개편이 영향을 미쳤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트레이딩 관련해서는 초단타매매(스켈핑)를 통해 차익을 거두는 인력이 대부분이었다. 박 상무는 “처음 인덱스 스켈핑 방식에서 채권과 이자율 관련 프랍 트레이딩으로 변화하고 에쿼티 비즈니스를 재정비해 이익 창출 토대를 마련했다”며 “현재 증권사 중 외환(FX) 트레이딩과 이자율 관련 국채 볼륨은 증권사 최대 수준일 만큼 활발하게 움직이는 조직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인력 규모 또한 2012년 당시 100여명이 안됐지만 현재 3개 본부 200명 이상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
조직은 주식운용본부, 채권운용본부처럼 운용상품별로 나누는 대신 각 본부에 에쿼티, 이자율 인력을 배치했다. 그는 “에쿼티와 이자율은 보완적 관계기 때문에 하나의 본부로 합치면 더 자세히 수익 리턴에 대한 고민이 가능하다”며 “본부가 비슷한 리소스와 업태를 갖고 있어 서로 경쟁하며 상향 평준화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 상장사가 교환사채를 발행했을 때 단순히 중개 기능만 수행하기보다는 각 수요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구조화해 더 높은 수익을 거둔 것도 본부 내 유기적 협업이 거둔 성과 중 하나다.
올해는 기업금융과 캐피탈마켓을 넘어 대체투자(AI)를 활성화해 비즈니스를 벌여나갈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해외 부동산이나 해외 항공기 등 자산을 운용하거나 투자 후 셀다운(재매각)하는 사업을 지속해나갈 예정이다. 그는 또 “해외 시장에서 대부분인 장외파생상품(OTC) 거래는 많은 수수료를 내야하는 단점이 있는 만큼 현지 시장에 직접 접촉해 수수료를 줄이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거래도 추진 중”이라고 귀띔했다.
국고채전문딜러(PD) 자격을 얻으면서 채권분야에서도 성과가 기대된다. 박 상무는 “금리와 관련해 시장 변동성이 커졌지만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것이 변동성”이라며 “미국 금리가 천천히 올라갈 때 캐리나 스프레드에서 긍정적인 우량 크레딧 분야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