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는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 점을 깨닫고 머지않아 정책 방향을 바꾸게 될 것으로 봅니다.”
린구이쥔(林桂軍·59) 대외경제무역대학(UIBE) 부총장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와 자유무역주의 간 힘겨루기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세계적으로 자유무역에 대한 요구가 강하다”며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후 미국의 거세지는 보호무역주의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나라 중 한 곳이 바로 중국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무역불균형 문제를 최우선으로 두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의 이익 확보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양 정상은 불균형 시정을 위한 ‘100일 계획’ 마련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같은 자국 우선주의 기조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게 린 부총장의 생각이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자유무역주의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자유무역주의만이 세계 공동의 번영을 촉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최근 미국은 보호무역주의에서 해결방안을 찾고자 하지만 이는 매우 어려울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미국경제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美보호주의, 경제 효율을 떨어뜨려..당면 과제 해결 불가능”
린 부총장은 자유무역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내비쳤다. 그는 “미국이 보호주의로 가서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오히려 미국경제의 효율성 둔화와 경쟁력 감소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린 부총장은 “미국 경제의 첨단기술, 신흥산업, 서비스업 등은 매우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같은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무역과 투자 등이 더욱 개방되고 더욱 최적화된 글로벌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기 때문에 트럼프의 보호주의는 시간이 갈수록 약화되고 결국 정책 방향을 돌리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린 부총장은 “전세계의 시장 확대에 대한 바람은 여전히 강력하며 중국 등 투자자들이 바라는 미국 시장의 개방을 닫아두는 것은 미국에게도 손해”라며 “보호주의는 경쟁력이 약한 매우 일부의 산업에 국한돼야 하며 그것이 모두에게 좋은 길”이라고 말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은 단지 일시적일 뿐 다음 정부, 혹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정책을 바꾸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경제 측면에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소통의 장을 열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을 뿐 구체적으로 진전된 바는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에게 경제 발전에 있어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현재 실시하고 있는 과도한 무역규제 조치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린 부총장은 “미국은 오랜기간 수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 중국에 대해 각종 무역 규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무역불균형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불합리한 규제에 대한 중국의 높은 불만이 있기 때문에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미국이 규제 철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실시하고 있는 반덤핑 반보조금 규제 역시 중국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 비슷하게 적용하고 있고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고 역설하며 “중국기업의 인수합병(M&A)과 중국의 기술 수출에 대한 제한도 풀어야 균형잡힌 교역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 지정과 고율의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에 대해서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사실상 가능성이 없어졌다고 판단했다. 린 부총장은 “현재 중국은 미국 기업들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꼽히는 시장”이라며 “실제로 미중간 무역전쟁이 발생한다면 이것은 전세계 경제의 대위기를 초래하고 미국에게도 결코 이로울 리 없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환율에 관해서 그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 통제를 포기한다면 위안화는 평가절하될 것이고 이것은 미국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며 “미국은 위안화의 절상과 중국 수출의 감소를 원하고 있기에 환율조작국 지정은 미중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6억 농촌인구가 중국경제의 성장 잠재력”
경제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여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저소득층 인구의 잠재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린 부총장은 “중국의 농촌인구는 아직도 6억명에 달하고 이들의 잠재 수요는 엄청난 수준”이라며 “이들 대부분은 아직 저소득층에 속하는데 이들의 소득 향상을 통해 중국 경제가 한동안 일정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중국 정부의 농민 정책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특히 농촌의 수입 변화를 더욱 중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이며 중국 경제의 불안 요소로 지목되고 있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의 규체 정책으로 지난해부터 해결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린 부총장은 “문제가 되는 것은 대도시에서의 과열 현상인데, 이는 실물 경제의 부진으로 인한 경우가 많고 따라서 실물 경제를 진작시키는 것이 중요한 해결의 포인트”라며 “실물 경제 진작을 위해 내수의 확충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문제를 인식한 정부가 저소득 계층의 구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거품이 갑작스럽게 터지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열 완화 속도를 높이기 위해 부동산세 도입을 검토해 볼만하다고 그는 언급했다. 린 부총장은 “부동산 보유세를 도입하면 주택은 투기 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부동산세 시범 도입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관련 연구와 제도 보완도 충분히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달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회의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그는 “이번 회의를 통해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진행이 상당히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일대일로는 여러 국가가 참여하고 있어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이지만 올 들어 국가 간 합의해야 할 문제들이 순조롭게 풀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령 중국과 파키스탄의 항구건설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중국과 동남아의 고속철도 분야에서도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뒀다고 해서 서둘러서는 안되고 국가 간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만큼 점진적이고 장기적인 태도로 관련국들이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1월 중국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이 무너지는 등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린 부총장은 “중국내 금융시장이 현재로선 수용에 한계가 있어 계속해서 자본유출 시도가 있을 것이고 위안화 가치는 절하될 것”이라며 “다만 3조달러라는 외환보유액은 충분한 규모이며 아직 문제될 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오히려 그는 외환보유액 감소보다 중국의 무역흑자가 너무 크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린 부총장은 “무역흑자로 인한 외환이 자본 프로젝트로 전환돼 또 다시 외부로 흘러가는 구조가 문제”라며 “중국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수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입을 늘리면 자본 유출 규모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무역 상대국과의 불균형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