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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사, 부동산 자산 줄줄이 내다판다

신상건 기자I 2016.05.05 07:20:00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사들이 사옥 등 부동산 자산을 줄줄이 매각하고 있다. 불필요한 보유 자산을 팔아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제도 변화 등에 미리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온비드(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서울 중구 을지로 별관 사옥과 익산 합숙소 등의 매각과 임대를 추진 중이다. 재건축 중인 서울 을지로 본점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국토교통부와 함께 외환은행 통합으로 발생한 중복점포 60개를 대상으로 뉴스테이와 연계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안에 9건의 유휴부동산을, 우리은행도 15건의 유휴 부동산을 정리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생명과 손해보험사들도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의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올해 초 서울 중구 태평로 본사 빌딩을 부영그룹에 판 데 이어 태평로빌딩도 매각할 예정이다.

보험권에서는 삼성화재가 서울 강남구 역삼빌딩 보유 지분 50%를 KB부동산신탁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삼성화재는 을지로 본관 사옥은 매각하지 않고 다른 기업에 임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처럼 은행과 보험사들이 부동산을 잇따라 매각하는 이유는 불필요한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화 등으로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먼저 은행들의 경우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향후 건전성 관리가 녹록지않은 상태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조선·해운 관련 기업들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정상이었던 대출이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될 경우 은행들은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을 쌓아야 한다. 보험사는 오는 2020년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보험 부채(보험금을 계약자에게 돌려주기 위해 보험사가 쌓는 책임준비금)가 원가에서 시가로 적용된다. 과거 5~10% 등으로 확정된 높은 금리를 준 상품을 많이 판 보험사일수록 재무 건전성 유지를 위해 쌓아야 할 자금이 많아진다.

IB업계 관계자는 “영업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이 불필요한 영업점 등을 정리해 현금화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금융사들은 주로 매각후 재임대(세일 앤드 리스백) 등의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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