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관피아’로 불리는 전직 고위공직자와 여당 실세 개입설이 회자되고 있다. 여기에 특정 컨소시엄을 밀어주기 위한 국민체육진흥공단(이하 공단) 내부의 파워게임도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번 사업자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일부 컨소시엄은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단은 당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웹케시 컨소시엄에 “제안서 상의 자금조달계획과 실제 위탁운영비 산정내용의 일관성이 없다”면서 조달청에 해당 컨소시엄의 협상대상자 지위 제외를 요구했다.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에 따라 당사자간 협의를 통해 최종 계약을 체결했으면 될 일이었는데도 공단은 이 문제를 공식화했다. 이후 공단은 후순위 컨소시엄과도 사업 계약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단이 제기한 자금소요계획 및 자금조달방안과 사업운영원가 산정 간 일관성 유지 문제는 오텍 컨소시엄을 제외한 5개 컨소시엄 모두에서도 나타났다. 오텍 측만 자금조달계획과 실제 가격 투찰에서 모두 1.8%대의 위탁수수료율을 적용해 제안했다.
공단은 지난 12일 웹케시 컨소시엄의 의견을 받아들여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공단이 특정 컨소시엄을 배제하기 위해 꺼내든 기준이 자신들이 밀고 있는 컨소시엄에도 적용되자 부랴부랴 문제를 덮는 모양새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정부 전·현직 고위관료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웹케시 컨소시엄에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출자한 사모펀드 ‘K-BIZ’와 또 다른 금융관련 회사 ‘K-파트너스’가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들의 운용주체는 기획재정부 출신의 고위공무원이 대표로 있는 트루벤인베스트먼트라는 투자회사다. 해당 고위관료는 조달청 고위관계자와 행정고시 동기로 이들이 조달평가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입찰에 참여했던 업체 관계자는 “웹케시 컨소시엄의 최대주주는 웹케시가 아니라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도덕성 및 사회적 신용 부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컨소시엄의 적격 여부는 따져봐야 할 문제”라면서 “현재 복권 환급금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은행의 컨소시엄이 최저점을 받는 등 평가결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공정성 시비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여당 실세가 사업자 선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모 컨소시엄 최대주주사의 대표이사가 여당 핵심 인사와 고등학교 동문 사이로 가깝게 지낸다는 것이다. 이 여당 의원은 공단에 영항력을 행사하는 등 상당 부분 해당 컨소시엄에 도움을 줬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산업계 한 인사는 “공단의 최고위층이 양분 돼 한 쪽은 관피아가 밀고 있는 컨소시엄을 지원하고, 다른 쪽은 여당 실세가 밀고 있는 컨소시엄을 지지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면서 “공단과 웹케시 간 협상 재개는 관피아와 여당 실세 간 싸움에서 관피아가 승리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달청은 “평가위원 선정은 평가위원풀에서 시스템을 통해 자동 선정되며 가격평가는 제안서 평가 이후에 전자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평가과정에 외부 영향력이 작용할 여지가 없다”면서 “평가과정에 외부 및 조달청 고위관계자가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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