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중국의 관영방송국인 CCTV는 올해 상반기 부동산시장은 1998년 이후, 판매면적과 판매금액 모두 함께 하락하는 부동산 경기위축 현상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10년간 “영원히 오를 것”으로 믿었던 부동산 불패신화가 종언을 알리는 조짐들이 하나 둘 목격되고 있다.
베이징의 주택 평당가격은 2005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
7월 초, 베이징 토지정리준비센터(北京 土地整理儲備)는 웹사이트에서 올해 상반기 베이징시의 평균 평당가격은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7%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베이징시의 토지거래 총금액은 4조8600억원(324.2억 위안)이고, 이를 환산할 경우, 상반기 주택 평당가격은 평균 53만원(3541위안)/평방미터로 작년 57만원(3799위안)/평방미터에 비해서 7% 하락했다.
2005년 이후 처음으로 평당가격이 하락하면서 분양주택가격을 떨어트려 집값 하락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집값 하락세가 확산되자 부동산개발업체는 분양주택에 대한 가격할인은 물론, 베이징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의 70% 이상이 가전제품을 끼워주거나 승용차 등 각종 선물을 주고 있다.
하지만, 올해 1~4월까지 베이징 부동산시장의 신규주택판매와 관련해 월평균 입주포기는 1000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베이징시의 월평균 분양주택 판매량이 월평균 3800채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입주포기 비율은 20%에 달했다.
또한 투지입찰에서도 유찰이 비일비재한데다, 낙찰 받은 토지에 대한 보증금을 포기하면서까지 정부에 되돌려주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베이징의 4월 집값은 3월보다 0.8% 하락했고, 상반기 주택거래 건수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8%나 줄었다.
상하이 선전 등지의 집값의 상승세도 한 풀 겪었다. 선전시는 올해 5월까지 주택 평균가격은 평방미터 당 226만원(15,080.25위안)에서 165만원(11,014.14위안)으로 무려 30% 하락했다. 물론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백만장자가 하루아침에 농민으로 전락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상하이시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올해 상반기 집값은 월평균 1.21% 상승했지만, 작년 하반기에 비해선 5%포인트 떨어졌다.
중국 부동산시장의 자금부족금액은 45조원에 달해
올해 상반기 북경, 상해, 심천, 광주 등 중국 10대 도시의 거래량은 41% 줄었다. 그 중에 선전시는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분양주택의 거래량은 상반기에 56% 둔화됐을 뿐만 아니라, 집값도 6개월 전에 비해 30% 떨어졌다.
올해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자금난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중앙은행의 지준율 인상으로 2년간 부동산 대출금이 동결된데다 연간 신용대출한도의 2/3를 상반기에 소진해 버렸기 때문이다. 연간 부동산 대출금액은 8800억 위안으로 예상되는데, 부동산 신용대출 부족금액은 3000억 위안에 달해,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자금압박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집값 하락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집값이 소득에 비해 너무 높아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가격하락 압력이 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적정 주택가격은 도시거주 가정의 연간 수입을 가지고 산출하는데, 집값의 적정수준은 소득의 3~6배가 합리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집값은 소득의 6.98배로 1가정이 7년 소득을 모아야지만, 욕실이 따린 침실이 있는 스위트룸을 구입할 수 있다. 국제적인 기준으로 볼 때 중국의 집값은 확실히 높은 수준이다.
현재 대다수 부동산개발업체의 자기자본비율은 35%에서 30% 이하로 떨어졌고,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모든 은행들은 부동산개발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줄이고 있어 부동산개발업체의 자금난은 하반기에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측면에서 볼 때, 최근 몇 년간 정부가 보장성주택에 대한 공급확대에 나서면서 수급불균형 문제가 해소된데다, 올해 전국에 11억 평방미터 토지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년간 부동산 공급량과 같은 수준이다. 거래 위축과 자금난으로 인해 중국 부동산시장의 조정국면은 내년까지는 살아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조용찬 / 한화증권 리서치 본부 중국·EM분석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