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정민기자] "외모 지상주의가 거짓이라고 누가 그래?"
잘생기고 키크고 날씬한 사람일수록 돈을 많이 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외모와 보수의 상관관계가 연예인처럼 외모가 중요한 직업이 아닌 일반 직종에서도 광범위하게 통용되며 이 보고서를 작성한 주체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라는 점이 자못 `충격적`이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티 엥게만과 마이클 오위양은 연준 계간지 `The Regional Economist` 4월호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외모와 보수에 상당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두 저자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외모, 몸무게, 키 등이 보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분석해내고 있으며 잘생긴 외모가 생산성 향상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엥게만과 오위양 이코노미스트는 두 사람의 보고서가 연준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하며 `외모 지상주의`를 합리화시키려는 의도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위양은 "조사 결과가 당신이 매력적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모
텍사스 오스틴 대학에 재직중인 대니얼 해머메시와 제프 비들 교수는 외모와 보수의 상관관계를 간단 명료하게 정리했다. 두 사람은 잘생긴 사람들의 보수가 보통 사람들에 비해 5% 많으며 못생긴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에 비해 9% 적은 월급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교육 수준, 근로자 숙련도와 마찬가지로 `외모 프리미엄(Beauty Premium)` 및 `외모 역(逆) 프리미엄(Plainness Penalty)`도 월급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라는 것. 특히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외모와 보수의 상관관계는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훨씬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헤머메시와 비들 교수는 1996년 미국 풀타임 근로자들을 기준으로 할 때 못생긴 남자 근로자가 받는 불이익이 연간 2600달러, 못생긴 여자 근로자가 받는 불이익이 연간 2000달러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잘생긴 남자 근로자와 잘생긴 여자 근로자의 추가 이익은 각각 1400달러, 1100달러로 나타났다.
두 교수는 "대학교수나 법조인처럼 외모가 직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인식이 많은 직종에서조차 외모와 보수 사이에 비례 관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텍사스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수진의 외모에 점수를 매기게 하고 이를 강의 평가 점수와 비교한 결과, 잘생긴 교수일수록 학생들로부터 우수한 강의 평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 시장도 마찬가지다. 검사나 법관보다 개업한 개인 변호사의 용모가 더 수려하며 잘 생긴 변호사일수록 월급이 많다고 이들은 분석했다. 개업 변호사의 경우 개업 연도가 길 수록 외모와 보수의 상관관계가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다.
◇체중
여성 근로자들은 체중과 보수 사이에도 중요한 상관관계가 발견됐다. 특히 백인 여성의 경우 날씬할수록 더 많은 월급을 받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미국 경제학자 수전 애버렛과 샌더스 코렌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뚱뚱한 여성은 일반 여성보다 최고 17% 적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애버렛과 코렌먼은 1981년 16~24세였던 여성과 1988년 23~31세였던 여성들을 대상으로 몸무게와 보수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이 기간 동안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정상 범위를 넘은 여성 근로자들은 BMI 지수가 정상인 여성보다 17% 적은 임금을 받았다.
백인 남성은 BMI 지수와 보수의 상관관계가 여성보다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흑인의 경우 여성과 남성모두 BMI 지수와 보수의 상관관계는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카고대학의 존 콜리 교수도 동조했다. 콜리 교수는 정상 백인 여성보다 64파운드(29킬로그램) 정도 더 나가는 백인 여성은 월급이 9% 낮다고 발표했다.
◇키
큰 키 역시 노동시장에서 상당한 경제적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학자 니콜라 퍼시소, 앤드루 포스틀웨이트, 댄 실버맨은 `외모 프리미엄(Beauty Premium)`과 마찬가지로 `키 프리미엄(Height Premium)`역시 엄연히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세 경제학자는 미국 평균 백인 남성 근로자의 경우 정상 신장보다 1인치 클수록 월급이 1.8%씩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남자의 경우 특히 16세 당시의 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6세때 키가 컸던 남성은 다른 사람보다 평균 2.6% 높은 월급을 받으며 이같은 기조가 평생 지속된다는 설명이다. 즉 성인이 된 현재에 똑같은 키를 가지고 있는 두 남성 근로자가 있을 경우 16세 당시에 키가 컸던 사람이 더 많은 월급을 받는다는 논리다.
세 경제학자는 키 프리미엄이 존재하는 이유를 사회화 과정에서 찾았다. 16세때 키가 큰 남성들은 스포츠, 사회봉사 등 사회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할 기회가 많이 주어지므로 남을 설득하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능력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이유다. 큰 키가 대고객 관계를 원활하게 해 줌으로써 일도 잘 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주장이다.
대박을 터트린 베스트셀러 `티핑 포인트`의 저자 맬컴 글래드웰도 마찬가지 주장을 폈다. 글래드웰은 포천500대 기업에 속하는 미국 최고경영자(CEO)들의 절반이 일반 미국 남성보다 키가 크다고 주장했다. 일반 미국 남성들의 평균 키가 5피트 9인치인데 반해 미국 대기업 CEO들의 평균 신장은 3인치 높은 6피트 2인치에 달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