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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가 여기에 나와야만 하는지 아니면 당장 비행기를 타고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할지를 두고 한참을 생각했다”며 “알렉세이가 나였다면 무엇을 할지 생각했다. 그는 여기, 이 무대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정부의 소식통이 전하는 이 끔찍한 소식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푸틴과 푸틴 정부를 믿을 수 없다. 그들은 항상 거짓말하고 있다”면서도 “이것이 사실이라면 푸틴과 그 주변의 모든 사람, 푸틴의 친구들, 그의 정부가 우리나라와 내 가족, 남편에게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알기를 바란다. 그날은 곧 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전 세계 사람들이 힘을 모아 지금 러시아에 있는 이 악을 물리치고 끔찍한 정권을 물리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NYT는 나발나야의 얼굴에 고통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었다면서도 “그는 놀라울 정도로 평정심을 유지하고 명확하게 말했다. 조금이라도 약해 보이지 않겠다는 결연한 표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설 시간은 2분에 불과했지만 맨 앞줄에 앉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발코니에 있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비롯한 청중을 사로잡았다”며 “관중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감동의 기립 박수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맥폴 전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는 나발나야에 대해 “인생 최악의 날이었을 텐데 그는 매우 강인했다”고 표현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블링컨 장관은 각각 나발나야를 만나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평가되는 나발니는 30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16일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급사했다.
변호사들을 통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을 관리해온 나발니는 사망 이틀 전 아내를 향한 밸런타인 메시지를 적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푸른 눈보라와 수천㎞ 거리로 인해 떨어져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당신이 매 순간 내 곁에 있다는 것을 느끼고, 당신을 더 많이 사랑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