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환영만찬부터 환송만찬 깜작 등장까지
실사 마지막날, 중앙지방협력 회의 부산서 개최
미래전략실, 만찬 메뉴에 한식+실사단 국적까지 고려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제박람회(BIE) 실사단의 부산 현지실사를 살뜰히 챙기며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열의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5박6일 동안 이어진 실사단의 방한 기간에 환영만찬부터 환송만찬, 지자체와 민간까지 총동원해 한국의 경쟁력을 부각하는 데 열정을 쏟아냈다.
|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 후보지인 부산 실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국제박람회기구(BIE) 관계자들과 환영 만찬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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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단은 지난 7일 현지실사를 마치고 돌아갔다. 환송길에는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과 박형준 부산시장 외에도 부산엑스포 유치 대학생 서포터즈와 어린이 합창단 등이 함께 배웅에 나섰다. 특히 학생 서포터즈는 실사단이 공항에 모습을 보이자 이들을 환송하는 내용의 카드 섹션을 펼쳤고, 주기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한복을 입고 청사초롱을 든 서포터즈가 안내를 맡았다. 빨간 옷차림의 어린이 합창단원들도 귀국하는 실사단에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한국의 전통미를 강조해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울리고 있는 부산의 경쟁력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대통령실은 이번 실사 동안 윤 대통령의 뚝심 리더십을 바탕으로 국민과 경제계, 문화계가 삼위일체의 모습으로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평가하고 있다. 부산엑스포는 윤 정부 출범 후 추진한 국정과제로 경쟁국가보다 늦게 출발했다. 이런 탓에 대통령실은 민관 합동으로 연합 작전을 짰다. 대통령실은 엑스포 전담비서실을 신설하고 장 기획관을 핵심 책임자로 내세우며 앞장섰다. 그는 지금까지 120개국의 엑스포 회원국 지도자들을 만났다. 이것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윤 대통령이 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전세기도 빌려줄 만큼 파격적인 지원을 통해 엑스포 유치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민관합동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유치전은 한층 탄력을 받았다. 사우디를 지지하던 나라에서 한국에 호의적으로 돌아서기 시작했고, 네덜란드가 최초로 공식 한국 지지선언을 하고 아프리가 지역에서도 희망적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판단이다.
|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과 윤상직 2030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사무총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일 서울 중 신라호텔에서 열린 경제인 오찬에 참석하기 위해 로봇개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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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실사단 방한 때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실사단들이 입국하자 지난 3일 상춘재로 초대해 만찬을 베풀었고, 실사단의 귀국 전날인 6일에는 부산에서 중앙-지방행정부 간의 합동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를 주재하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원팀이 돼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부산에 모였다”며 “부산세계박람회는 지역 균형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유치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박람회는 개최국의 역량을 보여주는 경제, 문화 올림픽으로써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메가 이벤트의 하나”라며 “이번 2030 부산세계박람회는 우리의 발전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기후변화와 디지털 전환 등의 글로벌 어젠다에 대한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글로벌 혁신을 창출하는 엑스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실사단 만찬장에 깜짝 등장해 엑스포 유치에 대한 진심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만찬장에 있던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예고없는 만찬장 방문에 엑스포 실사단들은 하나같이 눈을 크게 뜨고 놀라움을 표하면서 환한 웃음으로 답했고, 분위기는 순식간에 뜨거워졌다”고 전했다.
|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단장인 파트릭 슈페히트 행정예산위원장(오른쪽)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악수하고 있다.(사진=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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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유치를 전담하는 미래전략기획관실은 부산에 캠프를 차리고 실사단의 일정을 세심하게 챙겼다. K푸드 역시 우리가 놓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미래전략기획관실에서는 한국의 바베큐, 미역국, 젓갈, 물김치 등은 물론 고들빼기, 가자미 식해 등 외국인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다양한 우리의 음식 문화를 알렸다.
| 성악가 조수미씨가 지난 5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엑스포 실사단에게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는 ‘K-컬쳐 나이트’ 공연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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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자리에서도 실사단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은 계속됐다. 다양한 국적의 실사단을 위해 한우에 프랑스 소금을 곁들이기도 했고 독일 출신인 파트릭 슈페히트 실사단장을 독일 와인을 준비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만찬 자리에는 그리스, 스위스산 와인 등이 나오기도 했다. 자기 나라의 소금, 와인 등까지 보고 실사단은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재계의 실사단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갤럭시 S23으로 최신 스마트폰 기술을 즐기며 엑스포 의미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LG는 부산엑스포를 사전 체험할 수 있는 홍보관 ‘LG미래바꿈센터(Better Future for All with LG)’을 마련했다. LG전자의 신기술이 집약된 인공지능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 모델 ‘LG옴니팟’과 벤더블 게이밍 올레드 TV ‘LG 올레드 플렉스(FLE)’, 42인치 올레드 TV 등으로 꾸민 ‘오락실@해운대 등을 선보였다.
| 2030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실사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4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에 도착, 광장에서 환영 나온 부산시민과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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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부산 시민들이 직접 출연해 15개 BIE 회원국 언어로 부산의 강력한 개최 의지와 역량을 소개하는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영상 ’부산 시민들이 초대합니다(Busan citizens invites you all)‘를 이번 행사에서 상영했다. 이어 현대차는 BIE 실사단에 제네시스 G80 전기차 모델 등을 이동 차량으로 지원해 경쟁 도시와 다른 부산의 ‘탄소중립 엑스포’ 강점을 부각시켰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10개 그룹 총수들이 유치교섭을 위해 뛴 국가는 84개국, 거리는 지구 64.5바퀴(258만6137㎞)다. 최태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등은 각국에 ‘윤석열 대통령 친서’를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