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아파트붕괴사고] 붕괴 내부 현장 들어가보니
낭떠러지처럼 끊긴 붕괴 현장…여기저기 널린 붕괴 잔해물 위태로워
양생 덜 된 콘크리트 타설 현장, 곳곳에 실금…25~26층 구분 어려워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광주아파트 붕괴사고 대책본부가 내부 붕괴 현장을 처음 언론에 공개했다. 광주소방본부 긴급구조통제단의 안내에 따라 진행한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201동 신축 사고 현장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곳곳이 부서지고 휘어진 채 갈라져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 폭격을 맞은 듯 앙상하게 남은 광주아파트 붕괴 내부 현장(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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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 외부엔 당시 공사 때 사용한 위험 작업현황판, 전기선, 안전모 걸이 등 공사 비품이 쌓여 있었고 1층 내부에는 여전히 희뿌연 시멘트 분진으로 가득했다. 성인 2명이 간신히 지날 수 있는 비좁은 계단을 통해 오른 상층부 23층은 보기에도 아찔한 상황이었다. 천장과 바닥이 겹겹이 무너져 내리고 철근이 뒤엉킨 현장엔 20~30㎝의 콘크리트 더미가 쌓여 있었다.
| 광주아파트 분괴 현장 내부모습. 파이프와 각종 건설자재들이 휘어진채 당장이라도 떨어질 듯 위태롭게 걸쳐져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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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와 철근 등 붕괴잔해물이 당장에라도 떨어질 듯 위태롭게 걸쳐져 있었다. 상층부로 향할수록 처참한 붕괴 현장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25층과 26층은 외벽이 무너져 내려 정확한 층을 구분하는 게 의미 없을 정도였다. 23층 천장은 배가 부른 것처럼 약간 내려앉았고 낙하물이 발생해 여러 차례 수색이 중단됐던 진원지인 24층은 천장이 더 내려앉은 모습이었다. 외벽이 수직으로 걸쳐 있어 바깥이 안 보이는 25층부터는 무너진 규모가 점점 커지는 지점이다. 천장이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비스듬히 주저앉아 진입 자체가 어려웠다. 위층 천장이 쏟아져 내려서 층층이 포개진 형국이다. ‘떡시루 형태’로 장비 동원 없이는 인력으로는 하나하나 치우기란 불가능한 상황이다.
허리에 찬 끈 하나에 의지한 구조대원들은 3m 특수 쇠갈퀴를 이용해 잔해를 긁어 내렸다. 무너진 17개 층 중에서 12층에서 낙석 방지 등을 위해 이런 작업을 하고 있다. 시멘트 50포대가 놓인 27층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현관 입구부터 잔해가 쌓여 있어 진입할 수 없었다. 28층은 현관 앞쪽으로는 벽돌 등 잔해물이 무릎 높이로 쌓였고 유리창은 깨져 있었다.
| 데크플레이트가 무너진 가운데 상층 부붕괴현장은 층수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너진 상황이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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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떠러지처럼 끊겨버린 31~32층에는 거실벽 쪽 등에 구조대원들이 특수 갈고리를 이용해 정리한 뒤 접근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정한 후 노란 안전선을 그어두기도 했다. 이마저도 타워크레인 해체 등 붕괴 건물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중단한 상태다.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지역사고수습본부는 안전성을 확보하는 대로 실종자 수색 활동을 재개할 방침이다. 33층 2호실은 아파트 쪽으로 기울어진 높이 145m의 타워크레인 부분 해체 작업 때문에 작업을 잠시 중단한 상황이다.
| 낭떠러지처럼 끊겨버린 붕괴 지점 주변은 구조대원들이 특수 갈고리를 이용해 정리한 뒤 접근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정해 노란 안전선을 그어뒀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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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대기 층인 39층엔 붕괴 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타설’ 작업 현장이 그날의 처참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콘크리트 곳곳엔 실금이 가 있었고 한쪽은 양생이 덜 돼 발을 딛기에 위험한 상황이었다. 올라가는 계단 곳곳에는 거푸집을 받치고 있는 철근 구조물들이 보였고 콘크리트 양생을 위해 사각형의 열탄 깡통 20여 개도 놓여 있었다. 옥상은 남쪽 벽을 향해 모두 무너진 상태였다. 계단 쪽 바닥은 굳어 있었지만 곳곳에 실금이 보였다.
남쪽벽은 양생이 덜 돼 매우 위험하다고 소방당국 관계자는 설명했다.
붕괴 잔해가 낙하하고 있고 거푸집 해체 작업 중 추가 붕괴 위험이 남아 있어 본격적인 실종자 수색을 위한 상층부 해체작업도 더뎌지고 있다. 수습본부 관계자는 “안전 문제로 수색대 역시 진입할 수 있는 인원에 제한을 두고 있다”며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 붕괴 아파트 39층 콘크리트타설 현장 모습(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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