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자신 사퇴` 김성태에 "사건 오래돼 기억 못 했다"

이성기 기자I 2021.11.27 17:47:30

전두환 부인 이순자 `대리 사과`에는 "드릴 말씀 없다"
`전두환 옹호` 취지 발언 논란 의식 말 아껴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 직능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성태 전 의원이 27일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본인(김 전 의원)은 억울해 하는데 국민이 바라보는 시각에서 결단하겠다고 한 것으로 보인다. 그 뜻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관람한 뒤 취재진에게 “(선대위 합류) 발표되고 나서 (논란이 일자)`우리당의 정권교체과 선거 운동에 조금이라도 긴장을 초래하는 일은 안 하겠다`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마스커레이드 전(展)’을 찾아 청년 작가들과 함께 전시 작품들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전 의원의 `딸 특혜 채용` 논란을 두고서는 “사건이 오래 돼 잘 기억을 못했다”며 실수를 시인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여러분이 기대하는 당 바깥의 많은 분들이 (선대위에) 동참을 해서 인사안이 (최고위에) 의결되고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발인한 고(故) 전두환 씨의 부인 이순자 씨의 `대리 사과`에 대해서는 “제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전두환 옹호` 취지 발언으로 논란이 생겼던 만큼,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씨는 전씨의 발인식에서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대신해 깊이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씨 측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취재진에게 “(이씨가)5·18 관련해서 말씀하신 게 아니다”면서 “분명히 `재임 중`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김 전 의원이 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에서 물러난 것과 관련, 윤석열 후보의 사과를 촉구했다.

홍서윤 민주당 청년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에서 “자녀 채용청탁 의혹 혐의로 2030대 유권자들의 공분을 샀던 김성태 국민의힘 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이 임명된 지 이틀 만에 자진사퇴 했으나 인선 최종결정권자인 윤석열 후보는 채용비리범 인사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본부장 인선에 대한 사과없이 윤 후보는 청년의 삶을 직접 다루겠노라며 ‘청년 위원장’ 자리에 스스로 앉았는데 비상식적인 모순”이라며 “청년을 위해 ‘청년 위원장’ 으로 셀프 임명한 윤 후보가 정작 청년을 위해 목소리를 내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비겁한 정치”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최선을 다해 왔지만, 본의 아니게 일신상의 문제로 당과 후보에 누를 끼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깊은 고민 끝에 소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였던 2012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이석채 당시 KT 회장 증인 채택을 무마하는 대가로 자신의 딸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게 한 혐의(뇌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지난해 11월 2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현재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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