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의 단기금융자산은 비교적 최근에 증가해왔다. 작년 동기(6150억원)와 비교하면 2.1%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2년 전인 2019년 상반기 4173억원 대비 50% 급증한 것이다. 2년 새 예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한가운데 코로나19가 놓여 있는 게 눈에 띈다. 지난해 1분기를 기점으로 본격화한 코로나19로 산업 전반에서 기업 활동은 위축하고 투자에 제동이 걸린 게 보편적인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실적은 꾸준하게 뒷받침하자 동서의 여윳돈이 갈피를 못 잡고 단기 투자처에 자리를 튼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동서식품 지난해 실적은 예상을 뒤집고 선방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0.6%와 4.6% 증가한 1조5570억원과 217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크게 늘지 않았으나 빠지지도 않았다. 이를 기반으로 예년처럼 1160억원을 현금 배당했고 지분 절반을 가진 주식회사 동서에 580억원이 흘러갔다.
동서 여윳돈은 대부분 예금에 묶여 있는 게 특징이다. 올해 상반기 현재 예금 규모는 2742억원인데 전년 동기(2125억원)보다 27.8%, 2019년 상반기(750억원)보다 3.6배(265%) 늘었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회사의 투자성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금은 언제든 현금화하기 쉽고 사실상 원금이 보장되는 초저위험 상품으로 동서가 거둔 수익은 연간 1% 남짓”이라며 “동서의 현금성 자산 선호는 갑자기 불어난 현금에 대한 투자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