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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다 계획이 있는 변칙 전략인가. 아니면 지지율 열세에 따른 절박감인가.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이 채 한 달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예측불허’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무색하게 부양책 협상 판을 이끄는가 하면 대선 현장 유세까지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로 대선 불확실성은 더 증폭하는 기류다.
◇계획된 변칙 전략 vs 대선 열세 절박함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이른 오전(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코로나19 5차 부양책 협상을 두고 “생산적인 대화를 다시 시작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직접 협상 중단을 지시한지 불과 이틀 만이다. 이틀 전에는 대화가 잘 풀리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이다.
그는 “항공업계 지원 외에 더 큰 합의를 이루고자 논의하고 있다”며 “국민 1인당 1200달러 지급안 등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군병원 입원 후 업무 지속→퇴원 후 백악관 복귀→부양책 협상 중단 지시→선별적인 부양책 촉구→부양책 협상 재개 등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보이고 있는 행보는 대부분 상식선의 예측을 벗어났다.
이를 두고 여론조사상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열세인 만큼 충격요법을 통해 판을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다. 하지만 대선이 목전으로 다가온 만큼 절박감이 그대로 묻어난 것이라는 진단이 동시에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에게 밀린다는 각종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며 “여론조사를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대선토론위원회(CPD)의 오는 15일 2차 TV토론 화상 개최 계획안에 대해 “전염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또 이목을 모았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있음에도 바이든 후보와 한 무대에 서서 토론할 것이라는 의지다.
CPD는 이날 성명을 통해 “두 번째 대선 토론에 참여하는 모든 당사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컴퓨터 앞에 앉아 토론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반발한 것이다. 아직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있다는 일반적인 생각과 전혀 다른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밤 유세에 나서고 싶을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고 완벽하다”며 “전염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감염 와중에…“이번 주말 유세 나설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선 현장 유세에 복귀하겠다는 의사까지 드러냈다.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하면서다.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감안하면 대규모 군중 집결이 예상되는 유세전에 참여하는 건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만 74세의 고령이다.
그는 “이번주 토요일(10일) 플로리다에서, 또 이튿날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리는 선거 유세전에 나설 것”이라며 “(현장 유세 예정일 전날인) 9일 다시 코로나19 검사를 받겠다”고 했다. 그는 “건강 상태가 좋아 오늘밤 유세전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며 “나에게서 코로나19가 전파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플로리다주와 펜실베이니아주는 대선 판도를 가를 주요 경합주로 꼽히는 지역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인 숀 콘리 박사는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치료 과정을 모두 마쳤다”며 “치료를 매우 잘 받았다”고 말했다. 콘리 박사는 “토요일부터는 공식 일정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