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는 최근 앨러간을 630억달러(약 73조원), 주당 188.24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애브비는 이 중 주당 120.33달러는 현금으로 지불하고, 나머지는 합병 후 회사 주식 0.86주를 교부하기로 결정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앨러간 인수는 이르면 내년 초 마무리될 것”이라며 “애브비는 합병 후 매출액 규모 480억달러로 글로벌 4위 제약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애브비는 지난해 기준 매출액의 61% 비중을 차지하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유럽 특허가 만료된 이후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고, 2023년에는 미국에서도 휴미라의 첫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예정돼 경쟁 심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 연구원은 “애브비는 이번 인수를 통해 휴미라 의존도를 40%까지 줄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며 “앨러간은 보툴리눔톡신·필러 뿐만 아니라 소화기, 신경질환, 안과질환 품목 및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앨러간의 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제 `린제스`는 지난해 매출액 8억달러를 기록했고, 조현병 치료제 `브레일라`는 2015년 출시 이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128%를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선 연구원은 “앨러간의 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제는 애브비의 유통 채널을 만나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신경질환 파이프라인의 경우 애브비도 파킨슨병·알츠하이머 치료제 등 관련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연구인력 충원 및 연구 효율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조현병 치료제를 개발했던 경험이 있는 앨러간 연구진의 참여로 신경치료제 분야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양사의 합병 후 시너지에 대한 의구심이 남을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항암제 영역에서 강점을 보유한 애브비와 미용 의료기기 시장의 강자인 앨러간의 서로 다른 사업영역이 결합됐을 때 인건비 및 일부 연구개발 비용 축소 외에 가시적인 합병 시너지를 보여주기에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 주가 상승은 호재로 여겨지나 이후 긴 호흡의 접근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