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편의점 업계가 성장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업계에서는 향후 편의점 업계의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주식시장에서도 편의점 업계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인 가구 증가, 간편식 확대 등에 편의점주(株) 상승률이 다른 유통 채널에 비해 높았지만 올해는 편의점주 약세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편의점업계의 성장이 2020년 이후 멈출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단기 성장률은 높지만 경쟁 과열, 새로운 아이템 부재 때문에 성장률 정체가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는 동일 상권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고 히트 상품으로 손꼽혔던 도시락, 저가 커피 등의 바통을 이을 성장 아이템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이 편의점 업계의 성장 정체 시기를 앞당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기업평가는 업계 2위인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007070)의 재무지표가 2019년부터 등급하향변동요인의 조건에 근접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를 순차입금으로 나눈 지표가 신용등급이 하향될 수 있는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경우 최저임금 관련 지원액을 연 350억원씩 점주에게 지원하게 되면 EBITDA를 순차입금으로 나눈 지표가 1배를 상회하게 되는데, 이 경우 신용등급 하향 위험이 시작된다는 판단이다.
주식 시장에서도 최저임금 이슈 이후 편의점에 대한 투자 매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다. GS리테일의 주가는 새 정부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5월 이후 주가는 31%가 빠졌다.
업계 1위인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282330)은 분할 상장 이전 주가가 고점 대비 45%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분할 상장 이후 BGF리테일의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후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리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성장세를 거듭했던 편의점 업계 신용등급과 주가 모두 그리 좋지 못한 상황이다. 편의점 업계는 성장성과 안정적인 재무지표 등을 내세워 ‘AA’급 신용등급을 유지해왔으나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배인혜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창업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구멍가게 전환 수요가 남아 있는 등 높은 성장성이 유지될 수 있다”며 “그러나 성장동력인 식품판매의 채널이 다양해지는 등 경쟁 심화로 중장기 성장성에는 먹구름이 드리운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