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美 행태 좀 더 지켜볼 것”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14일 괌 포위사격 책임 부대인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15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김정은은 사령부 지휘소에서 전략군사령부가 준비중인 괌 포위 사격 방안에 대한 김락겸 사령관의 보고를 받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앞서 김락겸은 괌 주변에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 4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비행경로는 일본의 시마네현, 히로시마현, 고치현 상공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사거리 3356.7km를 1065초간 비행한 후 괌 주변 30∼40km 해상 수역에 탄착하게 한다는 구상이었다.
김정은은 이에 대해 “미제의 군사적 대결 망동은 제손으로 제목에 올가미를 거는 셈이 되고 말았다”면서 “비참한 운명의 분초를 다투는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美 협상 의사에 北 입장 선회…도발 가능성 여전히 상존
김정은이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괌 포위 사격이 당장 실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입장 변화는 미국이 협상 의사를 내비치고 한국도 ‘평화’ 원칙을 재천명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13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공동 언론기고문을 통해 “북한이 선의를 갖고 협상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점을 먼저 보여줄 경우 미국은 북한과 협상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안된다”며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조세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은 이날 문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미군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미 정부의 외교적·경제적 노력을 지원하는데 우선적 목표를 두고 있다”며 군사적 옵션은 차선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 위협은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 김정은은 “우리의 자제력을 시험하며 조선반도 주변에서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이미 천명한 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또 “계획한 위력시위 사격이 단행된다면 가장 통쾌한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을 명분으로 언제든 다시 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이와 관련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만약 북한이 미국을 공격한다면 급속하게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강력히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