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은 지난 29일(한국시간) 수도 워싱턴의 본부 청사에서 1시간에 걸쳐 기자회견을 열고 화성 물흔적에 관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나사 중대발표는 화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르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찾은 것으로 요약된다. 화성 표면의 상대적으로 따뜻한 일부 지역에서 계절에 따라 어두운 경사면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일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런 지형을 RSL(Recurring Slope Lineae)이라고 하는데 여름이 되면 나타났다가 겨울이면 사라진다.
RSL은 ‘폭 5m 내외·길이 100m 내외’인 가느다란 줄 형태다. 영하 23도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생겼다가 그 아래로 온도가 내려갈 시 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화성 물흔적과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했다는 건 각각 2000년과 2008년에 밝혀졌으나 액체 상태의 물이 지금도 흐른다는 증거가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나사 중대발표가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물은 곧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여서다.
화성에는 40억 년 전 큰 바다가 있었지만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기후 변화로 표면에서 물이 대부분 사라졌다.
우주인 출신이자 NASA 우주 탐사계획국 차장인 존 그런스펠드는 화성 물흔적에 대해 “우리의 화성 탐사는 우주의 생명체를 찾아 ‘물을 따라가는 것’이었는데 이제 우리가 오래 의심해왔던 바가 과학적으로 설득력 있게 입증된 사례”라고 평했다.
이어서 “이는 중요한 진전이다. 소금물이긴 하지만 물이 화성의 표면에 오늘도 흐르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나사 중대발표가 남긴 향후 최대 과제는 과연 이 물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규명해내는 작업이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화성 물흔적과 관련한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