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워싱턴포스트(WP)는 남북 고위급 회담 결과에 대해 한국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WP는 24일(현지시간) “이달 초 두 명의 남한 군인이 비무장지대에서 지뢰를 밟아 다친 사고에 대해 북한으로부터 원했던 사과를 사실상 받아내지는 못했다”면서도 “남북 고위급 회담 합의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한국의 승리(the deal was a win for Seoul)”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3일간의 마라톤회담 동안 북한은 군사력을 접경지역으로 이동시키면서 전쟁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려 노력했지만 남한은 어떤 도발에도 응징하겠다고 대응했다”며 “논의 끝에 남한은 북한을 자극하며 준전시상태도 돌입하게 만들었던 대북확성기를 25일 정오부터 끄기로 했고 북한은 추가 도발을 멈추고 이산가족 상봉도 재개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북한 측 대표에게는 불안정한 북한에, 적어도 북한 정권의 귀에 대북확성기가 전하는 메시지가 울려 퍼지는 것을 막는 것이 우선이었고 이로 인해 북한의 양보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접경지역에 배치된 48개의 대북 확성기에서는 친절한 여성의 목소리로 “김정은의 무능한 정부가 서툰 거짓말로 세계를 속이려 하고 있다. 김정은이 2011년 말 국방위원장에 오른 이후 해외 순방에 나서거나 외국 정상과 만난 적이 한 번도 없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를 순방했다.” 등의 내용을 방송했고, 가끔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와 같은 가요를 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소리는 밤에는 12마일, 낮에는 6마일 정도까지 울려 퍼진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같은 심리전을 끝내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서, 강력한 군사적 행동에 나서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를 작성한 애나 파이필드 WP 도쿄 지국장은 2005년부터 4년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서울지국장을 지내며 북한과 관련된 다양한 기사를 썼다. 북한을 방문해 방북일기를 띄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