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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투자 귀재` 마크 모비우스 시대도 저문다

이정훈 기자I 2015.05.07 08:26:04

모비우스 템플턴이머징마켓 회장 펀드수익률 추락
5년새 자금도 33% 급감.."인내심 가져라" 호소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애셋매니지먼트 이머징마켓그룹 회장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빌 그로스 전 핌코 창업주가 회사를 떠나면서 `채권왕`의 시대가 막을 내린데 이어 그로스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신흥국 투자의 황제`인 마크 모비우스(78) 템플턴애셋매니지먼트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의 전성기도 막을 내리고 있다.

미국 투자자들이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투자자 10인`으로 그로스 전 창업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월스트리트의 마법사로 불린 줄리안 로버트슨 타이거펀드 창업주, 천재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 모비우스 회장이 최근 극심한 펀드 수익률 하락으로 인해 권좌에서 내려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모비우스 회장은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에서 13개 펀드를 직접 책임지고 있는데 이중 11개가 최근 5년간 시장 수익률 평균에도 못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5년간 평균 수익률은 4.3%로, 시장 수익률 8.1%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5억달러 이상 펀드 46개 가운데 수익률도 44위권으로 처져 있는데도 투자자들에게 연간 2.2%라는 업계 2위의 높은 성과보수를 받고 있다.

이렇다보니 자신이 운용하는 총 펀드 자금규모도 지난 2011년말 390억달러에서 현재 260억달러로 130억달러(약 14조600억원)나 급감하고 말았다. 또 십여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펀드의 명성을 이어온 그의 대표 펀드인 `아시아 성장펀드`가 퍼스트 스테이트 인베스트먼트사의 `아시아퍼시픽 리더스펀드`에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토드 로젠블루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캐피탈IQ 뮤추얼펀드 담당 이사는 “모비우스는 이머징마켓에 관한 한 가장 잘 알려진 매니저였지만, 불행하게도 최근 그의 펀드 성과는 평균에도 못미쳤고 투자자들은 좌절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미국내 이머징마켓 펀드 33개 가운데 5년간 시장 평균에 못미친 펀드는 17개. 이 기간중 모비우스 운용 펀드 자금규모 33% 감소.


뉴욕 헴스테드에서 독일인 아버지와 푸에르토리코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모비우스 회장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7년 템플턴에 합류했다. 당시만 해도 신흥국시장에 투자하는 일이 드문 시절이었지만, 그는 회사 창업주인 존 템플턴경이 설립한 템플턴이머징마켓펀드를 이어받아 높은 성과를 내며 명성을 떨쳤다. 지금도 1년중 250일 가량을 여러 대륙에서 보내는 그는 세계 18개국에 흩어져 있는 사무소에서 50명이나 되는 펀드 매니저와 애널리스트, 연구원들을 책임지는 일을 맡고 있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모비우스 회장은 이메일을 통해 “신흥국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 투자하는 나의 전략은 시장심리에 따라 흔들릴 순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기업 펀더멘텉보다는 거시적인 경제 상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는 가치 투자자인 우리는 이런 상황에 대해 인내심과 신념을 가져야할 필요가 있다”며 “결국에는 우리 전략이 맞아 떨어질 것으로 믿으며 주주들도 장기적으로 보상받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모비우스 회장의 얘기대로 이같은 펀드 수익률 악화는 템플턴만의 얘기는 아니다. 실제 템플턴 뿐만 아니라 미국내에서 운용되는 33개 이머징마켓 전용 펀드들 가운데 17개 펀드가 시장 평균 수익률을 밑돌고 있다. 이는 중국과 브라질의 경제 성장 둔화와 러시아의 경제 제재에 따른 경기 악화 때문이이다.

모비우스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유니콘애셋매니지먼트 피터 월스 매니저는 “이머징마켓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가 아니었다”며 “모비우스 회장은 다시 재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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