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메모리도 넘보지마!"

김상욱 기자I 2008.01.24 09:06:30

삼성·하이닉스, STT-MRAM 공동 연구개발
비휘발성메모리 특허 구매..원천기술 확보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삼성전자(005930)하이닉스반도체(000660)가 차세대메모리 공동연구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차세대 메모리 분야에서도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이번 공동 연구개발은 과거와 달리 차세대 메모리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한국 반도체가 전세계 메모리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핵심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 등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추진 R&D 특허 구매..원천기술 확보 발판

삼성과 하이닉스는 우선 산업자원부가 추진한 `차세대테라비트급 비휘발성메모리사업` 1단계 프로그램에서 발생한 특허 8건을 구매했다.

이 사업은 국내 전문가들이 참여해 차세대 테라비트급(1012bit) 비휘발성 메모리 원천기술개발을 진행하는 것이다. 산자부는 이 사업에 지난 2004년부터 오는 2011년까지 7년간 약 505억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과 하이닉스가 구매한 이번 특허들은 한양대와 KIST가 그동안 연구한 결과물로 차세대메모리 소자·재료분야 원천기술 확보에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자부는 "이번에 이전된 특허를 바탕으로 차세대메모리 분야의 핵심 원천기술 특허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삼성·하이닉스 `협력체제 구축`

특히 주목되는 점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기존 6개의 비휘발성 메모리과제뿐만 아니라, 차세대 메모리로 급부상하고 있는 STT램 공동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STT램은 자기적 성질을 이용한 차세대 메모리로 2012년부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과 하이닉스는 앞으로 2년간 90억원의 투자를 통해 주기적 기술교류, 연구성과 교차평가 등을 통해 실질적인 공동 연구개발(R&D)을 추진할 계획이다.

산자부는 이번 공동연구와 함께 과거 90년대 64M D램 개발당시 국내 업계간 협력체제가 부활될 것으로 기대했다.

박성욱 하이닉스 부사장도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위해 삼성전자 등과 협력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메모리업계 주도권 놓치지 않는다

이처럼 삼성과 하이닉스가 차세대반도체에 대한 특허구매와 공동연구개발에 나서는 것은 현재 메모리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지위를 유지해 나가기 위한 것이다.

특히 원천기술과 그에 대한 특허없이는 시장을 주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 모두 공감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국 반도체업체들은 지난 93년이후 줄곧 세계 1위의 자리를 지켜왔지만 핵심 소자구조 등 원천기술은 여전히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D램의 경우 인텔과 TI 등 다수업체, 낸드플래시는 도시바 등에 매년 수억달러의 특허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 일본이 메모리반도체의 정상탈환을 위해 국가차원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점도 감안됐다.

일본은 차세대 메모리의 유력한 대안인 수직자기형 비휘발성메모리(STT-MRAM) 개발에 오는 2010년까지 총 30억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작업은 현재 도시바와 NEC, 후지쯔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자칫하다간 차세대시장의 주도권을 놓칠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메모리시장을 내준 일본이 최근 업체간 연합을 통해 `한국 추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의 이번 협력이 앞으로 보다 확대된 협력으로 진전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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