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이 무난하게 끝났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의 첫 워싱턴 한미 회담에서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통의 동맹 우호 관계를 재확인한 게 무엇보다 다행스럽다. 두 정상은 관세 협상 등 경제 산업 분야에서도 조선업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공동 발전의 르네상스를 함께 이루기로 했고, 인공지능(AI)등에서도 협력에 합의했다.
회담에 맞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한국 산업계 리더들로 구성된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미국 현지로 가서 1500억달러(208조원) 대미 투자계획을 밝힌 것도 주목할 만하다. 앞서 15%의 관세 협상 때 제안했던 대미투자가 구체화해 가는 것으로, 이에 상응하는 미국 측의 우호적 후속 조치가 나오길 기대하게 된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K조선이 나서는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향후 역할을 거듭 주시하게 된다. 미국은 조선업이 크게 쇠퇴하면서 세계 최강의 해군력 유지에도 난항을 겪을 정도인데 이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한국의 앞선 조선역량이 꼭 필요하다. K조선과 K반도체가 없다면 예측불허의 트럼프식 거친 외교에 맞설 한국의 효율적 대응 수단은 거의 없어 보인다. 대만의 TSMC가 그렇듯이 기업의 독보적 기술력이 나라 전체의 이익을 지키는 말 그대로 ‘국력’인 시대가 된 것이다. 어떻게든 국내 기업을 더 키워 안보와 경제가 하나가 된 무한경쟁의 국제무대에서 국익을 대변할 대표로, 전사로 육성해 나가야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양국이 ‘윈윈’의 길로 함께 가자는 전략과 원칙의 확인은 의미 있지만 갈 길은 멀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겠다고 했어도 북한의 대응과 행보는 언제나 비상식적이고 예측도 어렵다. 미국이 평택 기지 부지 소유권을 바라는 것을 보면 방위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점치기 어렵다. 관세협정 후속 조치에서 보완 협상을 요구한 한국 입장이 받아들여지지도 않았다. 알래스카 가스 도입을 대응 카드로 삼는 등 챙겨야 할 사안이 양국 사이에 적지 않다. 모두 우리 국익과 직결된다. 정상회담에서의 합의를 바탕으로 관련 부처가 후속 과제를 잘 마무리해 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