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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용의자는 반(反)이슬람 발언을 한 전력이 있는 사우디 출신 정신과 의사로, 2006년 독일로 이주해 20년 가까이 독일에서 거주하며 영주권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용의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복수의 독일 언론은 용의자를 ‘탈렙 A’로 칭하고 있다.
그는 이슬람에 등을 돌린 사우디 사람들의 유럽 망명을 돕는 활동을 했으며, 2019년 언론과 인터뷰에서 “좋은 이슬람은 없다”고 말하는 등 이슬람에 비판적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 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반이민 성향의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 안보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사우디 당국은 해당 남성에 대해 거듭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SNS를 통해 “독일에서 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자랑해 사우디 당국이 이를 경고했으며, 독일 경찰에 이에 따라 조치를 취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FT는 전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현장을 찾아 “끔찍한 사건”이라면서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해당 크리스마스 마켓은 사실상 폐쇄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슬픔에 잠긴 독일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미국은 언제나 동맹국들과 함께 폭력적인 테러에 맞서 싸울 것이라는 점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모인 사람들에 대한 공격은 독일 내에서 안보와 이민을 둘러싼 격렬한 논쟁을 촉발시킬 수 있으며, 여론 조사에서 극우 정당이 보다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독일 연방의회는 지난 16일 올라프 숄츠 총리에 대한 신임 투표를 진행, 숄츠 총리를 불신임하고 내년 2월 23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AfD은 제1 야당 연합에 이어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당시 난민 시청이 기각된 20대 튀니지 남성이 모드 차량이 베를린 시장 인파를 향해 돌진해 12명이 숨지고 49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시 용의자는 이슬람 테러 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자로, 범행 나흘 뒤 이탈리아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