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절반, 민식이법 실효성 떨어져”

박지애 기자I 2023.05.13 16:01:14

응답자 47% '현재 시행되고 있는 민식이법이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운전자 2명 중 1명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실효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안전을 위해 가장 개선돼야 할 점으로 ‘불법 주·정차 구분을 명확히 하는 것’을 꼽았다.

경기도 수원시 광교산 입구에서 경찰이 행락지 및 스쿨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3일 악사(AXA)손해보험은 지난해 19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 1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운전자 교통 안전 의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47%가 ‘현재 시행되고 있는 민식이법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실제로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스쿨존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관련 사고는 2019년 567건에서 2020년 483건으로 감소했지만 2021년 523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민식이법 도입 전인 2017년(479건)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식이법은 스쿨존 내 과속 단속카메라 등의 설치와 사망이나 상해사고 가해자에 대한 가중처벌을 골자로 한다. 2019년 9월 스쿨존에서 당시 9살 김민식군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고 이후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2020년 3월25일부터 이 법이 시행됐다.

스쿨존 내에서 어린이(13세 미만)에게 교통사고를 일으킬 경우 어린이 사망 시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 징역, 어린이 상해 시 1~1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3000만원 벌금에 처해진다.

‘민식이법의 스쿨존 운행 제한 속도’를 묻는 질문에는 93%의 응답자가 ‘30㎞’라고 답해 제한 속도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스쿨존에서의 과속 경험’에 대해선 88%의 운전자가 ‘스쿨존에서 과속을 절대 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스쿨존 사고 방지를 위해 보완돼야 할 점으로는 ‘불법 주·정차 구분 명확화’(54.8%·복수응답), ‘어린이 보호 구역 안내 강화’(46%), ‘운전자의 보행자 안전 의식 개선’(44.6%), ‘운행 속도 관리(35.4%)’ 등이 꼽혔다.

다만 운전자들은 민식이법 위반 시 처벌 기준과 관련해선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 상해시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과 관련해 숙지하고 있는 운전자는 24%에 불과했다. 운전자 76%는 실제 처벌 기준보다 처벌 수준이 낮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악사손보 관계자는 “스쿨존에서 어린이 보호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운전자들이 관련 법 정비, 보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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