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인 이춘재가 살해한 故 김현정 양 실종사건을 다뤘다.
1989년 7월 7일 경기도 화성서 거주하던 현정양의 실종 수사는 단순 가출로 종결됐지만, 실종 후 5개월이 지난 후 인근 야산에서 유류품이 발견됐다.
하지만 당시 신고를 접수해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유족들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유족들은 30년 넘게 유류품의 존재조차 알 수 없었다.
최근 이춘재 사건 재수사를 통해 김 양이 살해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춘재는 야산에서 우연히 마주친 김 양을 살해했다고 직접 진술했다.
이에 지난 16일 피해자 故김현정 양의 오빠는 이춘재와 대면해 유류품과 시신 유기 장소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故김현정 양의 오빠를 만난 이춘재는 “동생이 거길 지나간 게 죄냐”는 질문에 “그렇다. 나와 조우가 안 됐으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그 당시 상황에 대해 아직 답을 모르겠다”라며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실패한 모습을 목격한 김현정 양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까 봐 살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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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에선 유류품이 발견된 후 형사와 함께 주변을 탐색했다는 방범대장이 수색 작업 중 줄넘기에 묶인 뼈를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았고, 진술조서와 다른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줄넘기에 대한 강력한 인상 때문에 조서가 이렇게 꾸며졌을 개연성이 높다. 그러면 명확한 증거다. 시신을 봤다는 증거다. 결국에는 피해 아동의 보호자가 진술한 실종 아동의 특성과 지금 발견된 시신은 다르다 라는 걸 확인하기 위한 일종의 면피용 진술조서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라고 지적했다.
당시 수사하던 경찰들도 사건에 대해 “전혀 모른다”며 화를 내 거나 발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당시 형사였던 관계자가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묻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양심선언했다.
故 김현정 양 아버지는 “경찰이 은폐하면 공소시효가 있어야 하냐”며 “찾아 놓고 은폐시키면 누가 책임지냐. 경찰들이 두 번 이상 죽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화성 8차 사건의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 씨도 경찰의 강압수사와 사건 은폐에 목소리를 냈다.
윤씨는 “형사들의 조작에 의해 죽은 사람이 있을 거고 초등학생도 희생양이 있을 거 아닌가”라며 “누가 책임지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