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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산불 12시간만에 진화…작년 고성·속초 산불과 차이점은?

이성웅 기자I 2020.05.02 10:19:26

지난해, 한전 개폐기서 불꽃 튀며 화재 발생
순간 풍속 30㎧ 강풍 타고 4시간만에 속초까지 번져
1757㏊ 태우고 재산 피해 1291억원…인명피해도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강원 고성 산불의 주불이 12시간 만에 진화됐다. 소방청과 산림청은 현재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이번 산불은 지난해 4월에 이어 불과 1년여만이다. 지난해만큼 큰 불로 번지진 않았지만, 지난해 산불 피해 주민들이 여전히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화재다.

2일 강원도 고성군 산불 현장에서 산림청 공중진화대가 산불을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산림청)
이번 산불은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서 발생했다.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가 인근 야산으로 옮겨붙으며 확대됐다. 지난해 발생 지역과는 불과 7㎞ 떨어진 지역이다.

지난해 전국을 발칵 뒤집어놨던 고성-속초 산불은 4월 4일 오후 7시께 고성군 토성면에서 시작했다. 사태가 수습된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한전이 관리하는 개폐기 주변 전선에서 튄 불꽃이 마른 낙엽에 옮겨붙으며 화재가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개폐기에서 불꽃이 튄 직후 초기 신고자는 진화를 시도했고 인근 소방서에서도 3분 만에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당시 날씨는 건조 경보에 강풍 특보까지 내려진 상태였다. 순간 최대 15~30㎧의 강풍을 타고 불은 불과 4시간여 만에 고성에서 속초 바닷가 부근까지 번졌다.

이번 산불이 발생했을 때 순간 최대 풍속은 10~15㎧로 지난해보단 약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고성-속초 산불은 올해 산불보다 10배 이상의 재산 피해를 가져왔다. 당시 피해액은 1291억원, 최종 피해 면적은 1757㏊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4일 오후 7시 17분께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일대 산불이 확산되고 있다. 시민들이 연기를 피해 차량 뒤에서 대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재는 다음날 오전 8시가 넘어서야 주불이 잡혔고, 잔불을 잡고 4월 6일 오후 4시께 산불 대응 단계가 해제됐다.

결과적으로 주택만 400여채가 불에 탔고, 축산시설은 900여곳이 피해를 입었다. 올해 화재는 아직까지 인명피해가 접수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화재에선 1명이 목숨을 잃고 11명이 부상당했다.

올해 화재는 현재까지 집계된 바로 약 100억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소실 면적은 85㏊로 추정되지만, 아직 잔불을 정리하고 있어 실제 피해면적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고성에서 대형 산불은 지난해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1996년 4월 23일에는 산림 3834㏊가 소실된 역대 최대 규모의 화재가 발생했다. 육군 사격장에서 불량 TNT 폭발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불꽃이 강풍을 타고 산불로 번진 사건이었다. 당시 화재는 사흘 만에 최종 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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