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슬기로운 투자생활]수익성 따지는 美 IT기업…비전펀드도 경로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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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I 2019.11.01 08:06:33

美 리프트 "2021년 말엔 수익 낼 것"…수익성 강조
비전펀드도 전략 재검토…"투자기업에 현금창출 촉구"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미국 IT 업계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습니다. 돈을 태우는 기업들은 더 이상 평가받지 못하고, 돈을 버는 기업들이 우선시되는 흐름으로 말입니다. 얼핏 들으면 당연한 얘기이긴 한데요, 그간 미국의 수많은 IT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을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들이 대규모의 적자에도 높은 기대를 받아왔던 것을 생각하면 커다란 변화입니다. ‘제2의 IT 버블 붕괴’가 재현될 수도 있다, 아니 어쩌면 벌써 시작됐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죠.

미국 차량공유업체 리프트(Lyft)는 30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수익성 확보에 진전이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3.4% 성장한 9억 5600만달러를 기록했죠. 리프트 측은 현재는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예정보다 1년 빠른 2021년 말에는 수익을 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비록 현재 수익에 대한 기대를 져버렸을지언정, 수익성 달성을 위한 목표일을 잡았다면서 말입니다.

로건 그린 리프트 CEO는 컨퍼런스에서 “시장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성장을 중시하던 투자자들이 가치주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쪽으로 큰 변화가 일어났고 이 변화는 매우 광범위한 의미에서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습니다.

리프트가 이렇듯 수익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공유오피스업체 위워크(We Work)의 상장실패와도 맞닿아있습니다. 아담 노이만 전 CEO의 방만한 경영으로 위워크의 상장이 무기한 연기됐는데, 이를 계기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성장주에 대한 의구심이 시장에 번진 까닭입니다. 그간 위워크에 거액의 자금을 대 온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100억 달러 이상을 수혈해 경영권을 인수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합니다.

비전펀드도 전략 재검토에 들어간 상탭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중시하던 전략에서, 수익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거버넌스 개선까지 들여다보도록 말이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비전펀드 스탭들에게 투자기업에 현금창출을 촉구하라고 지시했다고 하네요. 한편 신속한 결정을 내렸던 투자안건에 대해서도 신중히 검토하게 됐다고도 하고요. 손 회장은 자금을 투자하기 전에 일단 정보를 요구하게 됐다고 합니다.

비전펀드는 그간 거액의 손실은 아랑곳 않고 투자 대상 회사가 원하는 만큼의 자금을 투입해 줬습니다. 일단 시장 점유율을 키워서 선두주자가 되면 수익은 나중에 따라온다는 발상 때문이었죠. 실제 비전펀드는 쿠팡에도 끊임없이 자금줄을 대준 탓에, 쿠팡의 캐시카우는 다른 무엇도 아닌 비전펀드 그 자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오갔습니다. 그리고 이런 비전펀드의 전략에 상당히 많은 글로벌 IT기업들의 기업가치가 하늘로 솟았고, 유수의 언론들은 비전펀드가 ‘제 2의 IT 버블’을 만들고 있다고도 지적하곤 했습니다.

미국 IT시장의 변화는 한국시장에도 일정한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시장 역시 저금리로 인해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데,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벤처캐피탈(VC)로 쏠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벤처기업의 고평가를 야기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VC 시장 자체가 한 번에 경색될 수 있죠. 글로벌 금융시장의 지반이 시나브로 흔들리고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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