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車·사드·통상임금…자동차株 투자 `어느 장단에`

윤필호 기자I 2017.10.12 07:15:00

전기차·수소차 경쟁 테마주 양상…관련주 번갈아 오르내려
사드·통상임금·한미FTA재협상 등 이슈대응도 “쉽지 않네”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자동차 관련주(株) 투자자들은 매일 서로 다른 이슈를 확인하느라 속된 말로 멘붕에 빠지고 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을 비롯해 전기차와 수소차 경쟁으로 불거진 차세대 자동차, 통상임금 소송 등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문제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슈에 따라 오르내리는 관련주 행보도 골치를 썩이고 있다.

최근 자동차업계에서는 전기차와 수소차 경쟁을 펼치면서 일종의 테마주 양상을 보이기까지 했다. 국내 전기차 관련주는 지난 7월 초에 테슬라가 첫 대중 전기차 ‘모델3’의 본격적인 생산 체제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강세를 보였다.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전기차 관련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를 공급하는 넥센테크(073070)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7월28일부터 8월3일까지 16.03% 올랐다. 전기차 BMS에 탑재하는 다이오드 모듈을 생산하는 KEC(092220)의 경우 7월말부터 8월말까지 한 달간 무려 64.60% 급등했다. 같은 기간 성문전자(014910) 역시 56.35% 올랐다.

그러다 9월 들어 전기차 열풍이 식으면서 이번에는 수소차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코오롱머티리얼(144620)의 경우 수소연료전지차량(FCEV) 핵심부품인 연료전지 분리막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알려지면서 지난 8월23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75.35% 급등했다. 현대차에 연자성 페트라이트코어를 공급하는 삼화전자(011230)도 지난달 6일부터 18일까지 52.13% 상승했다. 현대차와 공동으로 수소차 연료전지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는 삼보모터스(053700)는 비슷한 시기인 지난달 5일부터 19일까지 40.72% 올랐다. 하지만 수소차는 상용화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필요하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2030년까지 수소전지차 빠르게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다”며 “높은 충전소 건설비용 때문에 충전소 보급이 느린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판단했다.

완성차업계에서도 대내외 이슈가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사드 보복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중국시장이 9월부터 회복세에 들어섰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는 각각 7개월 만에 전년동기대비 플러스 성장률로 전환했다. 중국시장에서의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유럽·신흥국에서도 경기개선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이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005380) 주가는 지난달 11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한 달 만인 이달 11일까지 14.81% 올랐다. 하지만 미국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이다.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의 9월 중국 판매량은 8만5000대로 연내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며 “신차 효과로 중국에서 상품성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9월 판매는 5만7000대로 부진한 가운데 한미 FTA 개정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000270)의 경우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통상임금 문제가 여전한 상황이다. 최근 통상임금 소송판결에 따라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서 증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잔업특근 중단을 결정했다.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는 지난달 22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바닥을 찍고 26일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이날까지 7.78% 올랐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매출액 13조6000억원, 영업손실은 5230억원으로 적자전환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미국 시장 평균 인센티브가 상승해 KMA 손실폭이 2215억원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3분기 통상임금 패소로 인한 충당금 1조원 설정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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