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로봇수술이 갑상선·전립선·직장 등 해부학적으로 좁은 부위를 수술할 때 기존 수술에 비해 더 효과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 팔에 달려있는 수술 장비가 좁은 공간에서 미세하고 정확하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박성수 교수팀이 2008년 1월 1일부터 2011년 6월 30일까지 이 병원에서 시행된 모든 로봇수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로봇수술이 시행된 여러 임상분야 중 직장암수술, 전립선암수술, 그리고 갑상선절제술 등이 로봇시스템 활용 시 높은 효율성을 가져 지난 몇 년간 수술 시행 수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수 교수팀은 세계를 주도하는 한국의 외과계 로봇수술에 관한 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3년 간 각 임상분야에서 실시한 로봇 수술 시행횟수를 분석한 후 이를 평가해 정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권위 있는 미국 의학협회 학술지 ‘JAMA Surgery’에 실렸다.
분석 결과, 최근 3년간 로봇시스템을 이용한 갑상선절제술은 약 1400%가 증가해 갑상선 로봇수술이 효용성 뿐만 아니라 의사 및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실용적인 치료법이라는 것이 입증됐다. 또한 로봇 직장암 및 전립선암 수술도 초기 시험적인 시술로 시작해 시행 건수가 꾸준히 늘어나 임상적인 유용성이 실제적으로 확보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갑상선, 직장, 전립선 로봇수술은 고비용임에도 불구하고 3년간 총 200여건이 넘는 수술이 진행되었으며, 모두 한정된 좁은 공간에서 섬세한 움직임을 필요로 하는 수술인 것이 특징이다.
로봇 갑상선 절제술은 수술 진행 시간, 수술 후 회복 시간을 비롯해 미용적인 부분에서 내시경 수술이나 피부절개를 통한 수술보다 매우 우수했다. 이전의 피부절개를 통한 갑상선수술과 비교했을 때 몸에 수술자국이 거의 남지 않아 환자들에게 미용적으로 우수한 만족감을 주며, 이는 내시경 수술과 비교했을 때도 좋은 결과를 보였다. 로봇 갑상선 수술이 점차 더 많이 시행되는 이유는 갑상선암의 특성상 완치율이 매우 높고 젊은 여성 환자가 많아 미용적인 측면이 많이 고려되기 때문으로 앞으로도 증가 추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박성수 교수는 “최신의 수술 장비는 여러 방면에서 수술을 용이하게 할 가능성이 높지만 모든 분야에서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장기별, 수술별로 요구되는 수술 술기에 따른 장비의 기능이 필요한 것이지, 더 발전된 장비에 수술을 맞추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로봇 수술시스템이 도입된 초기에 많은 장점이 부각되어 시도된 것이 사실이나 이제 시행된 지 10년이 되어가는 만큼 어떠한 수술에 로봇을 적용하는 것이 실제 환자에게 도움을 줄 지 파악하여야 한다. 이번에 실시한 분석 연구가 향후 로봇 시스템을 도입할 병원에 적절한 가이드맵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