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이데일리 김경민 특파원]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博鰲) 포럼 2014년 연차총회가 11일 중국 하이난(海南)성 보아오에서 폐막 기자회견과 만찬을 끝으로 나흘간 여정을 마쳤다.
올해 회의는 ‘아시아의 새로운 미래: 신성장 동력의 발굴’을 대주제로 삼아 개혁, 창조혁신, 지속 가능한 발전 등 3대 주요 의제를 놓고 참가자들 사이에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온 정·관·재계 인사 3000여명은 이번 포럼에서 소주제, 그룹별 세션과 비공개 토론 등을 통해 향후 아시아 경제와 중국을 비롯한 각국 경제의 나아갈 방향을 논의했다.
리커창(李克强·59) 중국 국무원 총리는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중국 경제는 안정적인 성장을 일궈내고 있으며 합리적인 경제성장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서 “경제가 일시적으로 흔들린다 해도 강한 자극책을 쓰진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경제성장 둔화 속도가 허용 가능한 범위를 벗어날 때만 부양 카드를 꺼내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그는 또 아시아 경제 일체화와 지역 협력 중요성도 언급하면서 상하이와 홍콩 증시의 연계 추진 계획도 공개했다. 아울러 개혁·개방, 불균형 해소, 삶의 질 개선 등 3가지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도시와 시골의 지역 불균형 등 불합리한 구조를 해결하고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은 중국의 금융개혁 당위성에 대해 강조했다. 저우 행장은 “과거 중국의 통화정책을 보면 통상적인 사례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았다”면서 “중국이 개혁 전환기에 있고 일반적인 화폐정책의 실현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은 필연적으로 금융개혁을 진행해야 하며 은행업계 현황을 개선하고 자본시장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아시아의 미래와 창조경제’를 주제로 한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통일한국이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창조경제 등 우리 정부의 경제정책을 소개했다. 한국에서는 정 총리 외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리 총리가 정 총리를 비롯해 초대받은 각국 지도자들과 양자회담을 하는 ‘총리 외교’의 장으로서도 활용됐다.
리 총리는 호주, 파키스탄, 라오스, 나미비아, 동티모르 총리 등과 잇따라 양자회담을 하고 각국과의 양자관계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또 10일 국공(國共)회동 방식으로 샤오완창(蕭萬長) 전 대만 부총통과 만나 양안관계 발전 방안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는 부패 연루설이 제기되고 있는 리펑(李鵬) 전 총리의 딸 리샤오린(李小琳) 중국전력국제유한공사 회장도 모습을 드러냈으나 부패 연루설과 관련된 기자들 질문에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