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발렌티노’가 중동 오일머니를 앞세운 카타르 왕실의 품에 안기게 됐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카타르 왕실이 명품업체인 발렌티노와 M 미쏘니를 7억유로, 우리 돈으로 약 9900억원에 사들였다고 전했다.
카타르 왕실이 매입가로 제시한 7억유로는 발렌티노와 M 미쏘니가 지난해 기록한 순이익 2240만유로의 32배다. 카타르 왕실이 워낙 높은 가격을 부른 탓에 이번 인수전에 참여했던 사모펀드들은 일찌감치 경쟁을 포기했다.
화려하고 정교한 드레스로 유명한 발렌티노는 ‘세기의 연인’ 고(故) 오드리 헵번을 비롯해 세계 유명 인사들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아 왔다. 이번 거래에서 발렌티노 패션그룹 산하의 휴고 보스와 말버러 클래식은 빠졌다.
발렌티노는 지난 5년간 글로벌 명품시장의 판도 변화 속에서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이는 브랜드 설립자인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은퇴하면서 더 심화된 상황이다.